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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 브랜드의 딜레마는 ‘착한 가격’이다. 현재 저가 커피 4사의 따듯한 아메리카노 가격은 모두 1500원이다. 비슷한 용량 기준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가격(51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용량에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업계 1위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으로 저가 커피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 당 2.5달러에 거래되면서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이 3~9개월 시차로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상반기부터 가격 동결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비해 이디야커피는 잇단 가격 인상으로 착한 커피라는 수식어를 뗏다. 10년 전 이디야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500원으로 다른 커피 전문점 대비 평균 1000원 이상 저렴했다. 하지만 2014년 2800원으로 300원 인상한 이후 2018년 32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후발 업체의 저가 공세를 만회하기 위해 고급화를 선택했지만 매출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으로 나머지 커피 브랜드 가격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앞서 스타벅스가 지난 2014년 7월 아메리카노 가격을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인상 후 커피빈, 할리스, 이디야커피 등이 뒤따라 가격을 올렸었다.
업계에서는 저가 커피가 마냥 손 놓고 시장 상황을 바라볼 수만 없지만 저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저가 커피 브랜드 관계자는 “원두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인 만큼 당장 인상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도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만큼 최대한 버티면서 기존 커피 수요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