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세대가 63.9%…"3·4인가구 중심 국가정책 손봐야"

1인가구 첫 40% 돌파...코로나19 혼인감소 영향도
4인이상 가구 감소세 가팔라
인구수는 4분기째 감소…1년간 17.5만명 줄어
전문가 "우리나라 복지정책 등 재설계필요"
  • 등록 2021-10-06 오후 5:09:09

    수정 2021-10-06 오후 5:09:09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고령화로 독거 노인이 늘어나고 비혼이나 결혼 연령대가 올라가면서 ‘나홀로’ 1인가구가 처음으로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수는 4개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1인 가구 증가로 세대수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66만7688명으로, 전분기 보다 4712명(-0.01%) 줄었다. 지난해 4분기말 인구 데드크로스(사망자수 > 출생아수)가 발생한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국내 인구는 지난 1년새 약 17만5000여명이 줄었다.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세대수는 2338만3689세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2만7357만세대가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90만세대가 증가한 것이다.

나홀로 가구가 증가한 결과다. 1인세대는 전분기보다 12만5475세대가 늘어 전체 가구수 증가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세대비중에서 40.1%를 차지하며 집계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올라섰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20~30대 1인세대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고, 배우자의 사망으로 홀로 남게된 고령인구도 크게 늘고 있다. 1인세대 중 20~30대와 60대 이상 비중은 2016년 말 대비 3분기말 현재 각각 3.0%포인트, 2.4%포인트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4.2건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혼인을 미루면서 혼인건수가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9%나 줄며 역대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나홀로가구의 증가에 출산율 저하로 평균 세대원수는 9월말 2.21명으로 2016년 말 2.43명에서 0.22명 줄었다. 불과 5년여 전인 2016년 말 4인세대 이상 가구(25.1%)는 1인세대 다음으로 주축을 이뤘지만, 지금은 1인세대 다음으로 2인세대(23.8%)가 가장 많다.특히 보편적인 가구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4인가구는 급격히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4인세대 이상 가구 비중은 2016년 말 대비 무려 6.1%포인트 감소하면서 19%로 줄었다. 3인 세대도 1.3%포인트 감소한 17.1%로 이제 우리나라 보편적인 가구는 한자녀 이상인 3인세대 이상 가구보다 1·2인세대(63.9%)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차관은 “1인세대의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1인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맞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도 “복지정책 등을 비롯해 많은 사회·경제 정책이 3·4인 가구 중심으로 돼 있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이런 정책들이 1인 가구에 적합한지 되짚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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