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우 PD]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첫날의 열광적인 호응에 힘입어 13일 둘째날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날 12일에는 ‘파워게임, 누가 주도하는가’를 주제로 정치·외교·안보영역에 대해 토론을 했다면 이어서 13일에는 ‘경제전쟁,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반라는 주제로 경제·산업영역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렸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미국 상원 재정위원장 출신인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국제사회가 G20에서 G2, G0(제로) 체제로 이어지는 지금,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히며 “2등이었던 사람이 힘이 세지면서 전체적인 판도를 바꿔나가려고 하고, 2인자와 1등 간 결국은 갈등이 생긴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현 상황 및 관계를 독일 출신 미국 정치가인 키신저 박사의 ‘중국에 관하여’라는 저서를 인용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G2에서 G0가 될 것인가. 탈세계화가 될 것인가. 중국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미국에) 항복할 것이라는 얘기들도 나온다. 이 같은 질문들을 바로 중국에 던져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며 “특히 통상 관련 질문은 우리에게 직면한 물음이다. 중국에 이런 질문 던지고 답 내리고자 하는것도 더 나은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대담에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면 한국이 가장 큰 희생양이 될지도 모릅니다.”라며 점차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갈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 없는 처지인 우리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최근 화웨이 사태를 보더라도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으라고 압박하고 있고, 중국 역시 우리 정부에 그래선 안 된다고 압박을 넣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가장 큰 수출시장이고, 미국 역시 중요한 정치·경제적 동반자라는 점에서 어느 한 쪽 손을 들 수 없는 샌드위치 상황에 놓여있다”고 짚었다.
세션3에서는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이라는 주제로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및 한국국제통상학회장과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윤종효 주한글로벌기업 대표자협회장 및 제임스 노팅햄 HP 프린팅코리아 대표가 스피커로 나섰다.
윤종효 회장은 “미국과 중국 양국이 투자한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갈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밝히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중간에 접점을 찾으면서 소강기에 접어드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성현 센터장은 “미·중 갈등은 최근 들어 불거진 게 아니라 과거부터 예견됐던 것”이라며 “이윤 추구라는 양국이 무역을 바라보는 공통 목적이 있었는데 그 댐이 무너지고 말았다”고 언급했다.또한 “충돌을 막고 있던 기반이 무너지면서 남중국 문제 등 다양하고 큰 영역에서 갈등이 잦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모 아니면 도’라는 이분법적 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양자택일이 아니라 글로벌 관점에서 미래를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미·중 무역갈등에 불을 지핀 화웨이 사태에 대해 화웨이와의 거래 여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당연한 입장”이라면서도 “전략적인 모호성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