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된 '자원외교' 수사…김신종 前사장 등 3명 기소

檢 김신종 前 광물자원공사 사장 재판에 넘기며 수사 마무리
초기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수사 지지부진…'몸통' 못 밝혀내
  • 등록 2015-09-17 오후 5:39:21

    수정 2015-09-17 오후 5:39:21

△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자원외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신종(65)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과 강영원(64)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 황기철(63) 전 대한광물 대표 등 3명을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수사를 종료했다. 이명박 정부가 중요 국가과제로 추진한 자원외교에 대해 공기업 사장이 책임지는 선에서 마무리하면서 수사가 ‘몸통’에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17일 재직 당시 경남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한 해외투자 사업 지분을 비싼 가격으로 사들이고 경제성 없는 광산에 투자해 회사에 총 242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김신종 전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사장은 2010년 3월 경남기업이 부담해야 할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 투자지분을 높은 가격에 인수해 경남기업에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남기업이 투자할 지분을 212억원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 경제성 없는 강원도 양양 철광산 재개발 사업을 투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강원도 양양 철광산 개발과 관련해 황기철 전 대표도 재판에 넘겼다. 황 전 대표는 투자업체로부터 개발 사업에 참여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7월 17일 강영원(64)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부실기업인 캐나다 석유회사 하베스트를 인수해 석유공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부실한 자산 가치 평가에 의존해 캐나다 부실기업 하베스트를 인수하는 바람에 우리 돈 약 5000억원이 넘는 국고를 날렸다. 인수합병 실적을 채우려는 욕심에 시장 가치보다 높게 책정된 금액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강 전 사장은 또 인수계획에 없던 정유 계열사 날(NARL)을 약 1조원에 사들였다가 나중에 10분의 1 가격에 팔아 혈세를 낭비했다.

검찰이 자원외교 비리에 대해 수사할 당시 정치권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당시 경제부처 수장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부총리가 ‘보고는 받았으나 자세한 내용을 몰랐고 인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검찰은 정부 고위 관계자와 정치인으로 수사를 확대하지 못하고 공기업 사장에게 자원외교 실패 책임을 묻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한 제도상 허점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국가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업 타당성을 사전에 심사하고 국회에 보고한다”며 “공기업이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할 때 사전 심사할 절차나 관련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하베스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미국계 평가자문사 메릴린치도 한국석유공사와 공모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캐나다 천연가스 광구 탐사 지분을 사들여 회사에 손실을 끼친 의혹을 받은 주강수(70)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불기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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