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성장률 신뢰성 제기 中경제학자에 격분해 징계”

“공개 비판에 習, 조사·징계 지시”
공개 발언 금지·행사 취소 후폭풍
WSJ “트럼프 취임 앞둔 中, 민감”
  • 등록 2025-01-08 오후 3:31:45

    수정 2025-01-08 오후 3:31:45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경제학자가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공식 경제지표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언급한 중국 국영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계열 안신증권(SDIC증권)의 가오샨원 수석 경제학자에 대한 조사·징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가오샨원은 지난달 12일 워싱턴에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와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 금융 40인 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에서 “중국의 실제 성장률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지난 2~3년 동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에 가깝지만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평균적으로 약 2%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오샨원은 “중국 당국의 경제 활성화 노력은 단기적 효과를 노릴 것”이라면서 “정부가 약속한 것을 자신 있게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가 중국 공식 경제지표의 신뢰성을 의심한 데다 성장 촉진을 위한 당국의 노력까지 의문을 제기했다는 사실에 격분했다고 WSJ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기준 가오샨원의 직장 소속은 유지되나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한동안 가오샨원의 공개적인 발언이 금지됐다.

오는 11일 가오샨원이 연사로 참여하는 중국 난카이대학 주최 행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주최 측은 “가오샨원 개인 일정으로 행사가 취소됐다”고 관계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가오샨원의 공개 비판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은 중국 정부가 경제 문제에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부진, GDP의 300%에 가까운 부채 증가, 디플레이션 위험을 초래하는 심각한 과잉 설비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 위기에 놓여있으나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회의적인 이야기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증권협회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회원사들에 발송했다. 협회는 회원사들에게 전문가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이 부작용을 초래할 경우 중징계하거나 해고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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