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임진원 경사의 딸 임정순씨의 말이다. 임 경사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두 세 살배기 어린 딸과 아들을 두고 전쟁터로 나가 돌아오지 못했다. 임씨는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아버지를 평생 가슴에 묻고 살다가 74년만에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다. 고인의 유해는 2000년 국방부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됐다가 다시 24년의 시간을 거쳐 신원이 확인되면서 마침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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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1일 10시 30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최근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 경찰관에 대한 유해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안장되는 임 경사는 경북 칠곡에서 치러진 다부동 전투에 참가했다. 임 경사의 유해는 2000년 경북 칠곡 유학산 일대에서 발굴돼 최근 유가족 디엔에이(DNA) 시료 비교·분석을 거쳐 신원이 확인됐다. 고인은 사망경위와 유해가 확인되지 않아 ‘전북 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에 의한 사망’으로 기록, 관리되고 있었지만 이번에 ‘다부동 전투 참가자’로 정정됐다. 고인은 3·1 운동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독립운동가 임규의 조카이자 백마고지 전투의 영웅 고(故) 임익순 대령의 당숙이기도 하다.
총 6만3427명의 경찰관이 6·25 전쟁 당시 부족했던 국군 병력을 대신해 참전했다. 전쟁 중에 희생된 구국경찰은 사망자 3131명, 실종자 7084명으로 추정된다.
경찰청은 고인에 대한 예우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또 유가족 거주지인 동두천시에서부터 서울현충원까지 안장식에 참석하는 길에 경찰관이 동행했다.
경찰청에서는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전사·순직경찰관들을 기리고 기억하기 위해 매년 6월 6일 ‘전사·순직경찰관 추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보훈부와의 협의를 거쳐 약 60여 명의 강경전투 전사 경찰관이 안장된 ‘강경전투 전사경찰관 합동 묘역’을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하고 묘역의 환경 정비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선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경찰청은 “6·25 전쟁 당시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다가 장렬히 산화한 전사 경찰관들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그 공훈을 기리기 위해, 유해 발굴 사업(국방부 협조), 현충 시설 정비사업(보훈부 협조) 등의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