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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은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현행 상속세제의 문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 발제자로 나선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합리적 상속세제 개편 차원에서 △유산취득세제로의 전환 △배우자간 상속시 상속공제 확대 및 한도 폐지 △기부활성화를 위한 공익법인 세제 개선 등 합리적 상속세재 개편 논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상속세 문제는 높은 세율이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로, OECD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여기에 최대주주에 할증(20%)까지 적용하면 최고 세율은 60%까지 올라간다. 미국(40%)과 독일(30%) 등 주요 국가들은 물론 OECD 평균(1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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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법인 온세의 양경섭 대표세무사는 “과도한 상속세와 증여세로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는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의 국가로 초고액 부자들의 국외 전출이 일어나고 있다”며 “상속세 폐지를 당장 하지 않더라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니케이BP 컨설팅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100년 이상 장수 기업은 3만7085개, 독일은 5290개에 달하지만 한국은 17개뿐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경영학박사)은 “기업이 안정된 지분을 갖는 것은 기업의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과도 관련이 되는 것으로 현재 상속세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회사들은 주인 없는 회사가 된다”며 “우리나라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사업 승계 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독일은 1만건, 일본은 880여건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10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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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완화는 기업 차원을 넘어 국민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우자간 상속의 경우 다른 상속인의 상속과 동일 세율이 적용되는데 이는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서울 지역 아파트 주민 40% 이상이 내는 세금은 부유세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중산층이 세금 낼 현금이 부족해 집을 팔지 않으면 현금 조달이 어려울 정도로 상속세 부담을 느끼는 사회는 건전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더 나이 든 노인이 덜 나이든 노인에게 상속하는 ‘노노상속’으로 부가 젊은 사람에게 이전되지 않고 노인 사이에만 머무르면 사회 전반의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는 폐단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이 외에 ‘과세 불공평’ 문제 해결을 위해 유산취득세 전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행 유산세는 피상속인(물려주는 사람)의 전체 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지만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물려받는 사람)이 각자 취득한 재산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예를 들어 현행 유산세 체제 하에서 형제가 없는 A씨가 재산이 50억원인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는 경우와 두 명의 형이 있는 B씨가 아버지의 재산 150억원 중 50억원의 자기 몫을 상속받은 경우 B씨가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박훈 교수는 “유산세가 세무행정상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세수수입이 더 큰 것은 장점이지만 유산취득세제 전환이 반드시 세수감소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 때도 세수중립을 표방, 유산취득세제 도입을 검토했고 현 정부도 추진 중인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