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리스크 바이든…사법리스크 트럼프…리턴매치 승자는?

[美슈퍼화요일] 경선서 압승 거둔 바이든-트럼프
상대방 비난하며 본격 본선 경쟁체제 서막 열어
트럼프 사법리스크↓ …바이든 고령리스크↑
대안 없는 상황서 후보 지지 결집..경합주 관건
  • 등록 2024-03-06 오후 5:30:00

    수정 2024-03-06 오후 7:22:2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방성훈·박종화 기자]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기로 작정했다. 불만과 사기에 의해 움직이고 있고, 미국민이 아닌 자신의 복수와 보복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다. 솔직히 우리나라는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

5일(현지시각) 민주·공화당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각각 압승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서로에게 비난을 퍼붓고 견제하면서 본격적인 본선 경쟁체제의 서막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열린 슈퍼 화요일 선거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사라지는 트럼프 사법리스크 …바이든 고령리스크는 지속

‘슈퍼 화요일’ 경선 압승으로 양 후보는 각 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 확보에 성큼 다가섰다. CNN은 이날 경선 결과에 따라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1040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전체 대의원 과반(1215명)이 필요한데 약 200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 확보해야 할 1968명 중 1572명의 대의원을 얻을 예정이다.

이제 미국 유권자의 시선은 ‘트럼프-바이든’ 양자 대결로 집중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단위 591개 여론 조사 평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가상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균 45.6%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3.5%)을 2.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차 범위 안의 격차인 만큼 아직 압도적인 우위는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가 최대 복병이었지만, 오히려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고 있고 판결이 선거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리스크가 상당수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를 비롯해 모두 4가지 사안(91개 혐의)으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가 주장한 ‘면책 특권’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를 하는데, 향후 3~4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 뒤 본안 재판은 선거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민주당의 선거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상하게도 트럼프가 법적 고난에도 불굴의 의지를 보이고, 회복력을 보였고, 어떤 면에서는 법적리스크가 도움이 됐다”며 “민주당은 이런 트럼프를 인정하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더는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가능성에 기대지 말라는 경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국빈실에서 열린 경쟁협의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지 능력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 문제를 조기에 불식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보관 의혹’ 수사 보고서는 고령 논란을 더 키웠다.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악의가 없으나 기억력이 나쁜 노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할 정도다. 모닝 컨설트의 부사장인 캐롤라인 비는 “바이든의 나이는 분명히 대통령 선거 캠프가 맞서 싸워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미국인들은 대체로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가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상대 당의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큰 두 사람으로 지지를 더욱 결집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 대선 승패를 사실상 결정하는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하고 있다. 6대 경합주는 위스콘신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조지아주로 중도층이 많은 지역이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득표율 차이가 3%포인트 이내인 곳이다. 이들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4~6%포인트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남은 경선, 사실상 추인 절차에 불과…본격 대결은 7월 이후

니키 헤일리 전 UN대사가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미시시피 등 3개 주에서 경선을 치르는 12일, 늦어도 플로리다·애리조나·일리노이 등 5개 주 경선이 진행되는 19일 전체 대의원 과반을 달성해 대선 후보를 확정 지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아직 상당수 주에서 경선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추인 절차에 불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9~22일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공화당은 오는 7월15~18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부통령과 대통령 후보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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