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성장 아니라는 한은…"車 반도체 수출 살아나며 부진완화 흐름"

%2분기 GDP 속보치 전기比 0.6%, 2분기 연속 성장세
순수출 기여도 1.1%p…5분기 만에 반등했지만
수출 1.8%↓·수입 4.2%↓, '불황형 성장' 가까워
한은 "불황 아니라 부진에서 완화…소비 부진도 일시적"
  • 등록 2023-07-25 오후 10:00:00

    수정 2023-07-25 오후 10:07:42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6% 성장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기여도가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하며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해 ‘불황형 성장’에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경기 흐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다만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불황보다는 부진에서 완화되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2분기 0.6% 성장…순수출이 성장 이끌어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 전분기 대비 0.6%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2분기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37억2000만달러에 달하면서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1분기(0.3%)에 이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로는 0.9%로 집계됐다.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가 1.3%포인트로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한 영향이 컸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웃기 힘들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성장한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기 때문이다. 수출은 1.8% 줄어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에서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나 감소했다. 감소폭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 2분기(-5.8%) 이후 가장 컸다.

수출이 부진할 때 우리 경제 성장에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민간소비는 2분기에 0.1% 줄었다. 1분기에는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0.5% 증가했지만,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어들면서 1.9% 급감했다. 외환위기였던 1997년 1분기(-2.3%) 이후 가장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0.3%, 설비투자는 0.2%가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를 기록,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성장률에 비해 내용은 좋지 못했다”며 “내수 부진이 심화됐고,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발생한 불황형 개선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총고정자본형성 모두 역성장해 내수 부진이 심화됐다”며 “수출 역시 1분기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후퇴했다”고 봤다.

한은 “불황 아냐…순수출 개선 통해 경제 성장 견인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불황보다는 ‘부진에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불황형 성장이 아니라 ‘순수출 개선을 통한 경제 성장’이라는 해석이 맞다는 것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서 일시적으로 감소한 요인이 컸다”면서 “자동차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의 생산·수출이 늘어 수출 감소폭이 줄어든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소비 부진 역시 일시적 현상으로 여겼다. 신 국장은 “연초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어났던 의류, 음식숙박 등 대면 활동 소비가 일시적으로 감소한데다, 5월 연휴 기간 중 기상여건 악화로 대면 활동이 일부 제약된 영향이 있었다”며 “정부소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독감 환자 수가 1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줄었던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민간·정부소비를 억제했던 요인들이 3분기 해소되면서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상저하고’를 근간에 두고 상반기 0.8%, 하반기 1.7% 성장해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9%로 한은 전망치를 상회했고, 하반기에는 수출 개선될 가능성이 커 상반기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경제를 낙관한다기보단 기존 전망이 낮았기에 조정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연간 성장률을 1.3%로 기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상향했다. 신한투자증권도 기존 0.8%에서 0.2%포인트 상향했다. 메리츠증권도 전날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을 0.2%포인트 상향한 1.3%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로 1.4%를 제시해 4월(1.5%)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작년 7월 이후 4차례 연속 하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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