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정기 인사로 노정연 창원지검 검사장(사법연수원 25기)이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상최초로 첫 여성 고검장이 탄생했다. 법무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 고검장·검사장(대검검사급) 검사 3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노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하며 3번째 여성 검사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김선화 제주지검 차장검사(30기)도 검사장급인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에 승진 임명되면서 처음으로 30기 검사장 탄생과 동시에 6번째 여성 검사장이 배출됐다.
| 노정연 신임 부산고검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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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다가 좌천된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오는 9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수사 능력이 입증된 특수통 출신 검사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문재인 정권 권력형비리 비리 의혹 수사에 한 층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핵심 요직인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윤석열 사단’ ‘특수통’ 출신 신봉수(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신 검사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특수1부장을 지냈고, 윤 검찰총장 시절엔 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맡았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의혹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수사 지휘했다.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동부지검장에는 특수통인 임관혁(26기) 광주고검 검사가 승진해 보임한다. 임 검사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사에 참여한 뒤 문재인 정부 내내 한직을 맴돌았다가 뒤늦게 승진됐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수사 일선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던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28기)과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28기)는 각각 대전지검장, 의정부지검장으로 갔다. 이 검사는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함께 수사했고 신 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법무연수원장에는 여환섭(24기) 대전고검장이 임명됐다. 검사의 ‘유배지’이자 한직으로 꼽히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는 이른바 ‘친문 검사’로 분류되며 윤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웠던 검사들로 채워졌다. 신성식 광주고검 차장검사(27기), 고경순 춘천지검장(28기),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28기), 최성필 대검 과학수사부장(28기), 김양수 부산고검 차장검사(29기) 등이다. 앞서 사의를 밝힌 김관정 수원고검장(26기), 이정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6기), 박찬호 광주지검장(26기)은 의원 면직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고검장 등 다수의 대검검사급 검사 보직 공석으로 인한 지휘부의 공백 해소, 선거·민생침해 사건 등 산적한 주요 현안 사건 처리 등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총장 직무대리와 실질적으로 협의해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고,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최대한 존중해 시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