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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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해 회계연도에 역대 최고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2일 도쿄 증시 장 마감 뒤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월~올해 3월 연결결산 기준으로 4조9879억엔(약 51조500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기업 중에서는 순이익 규모로 3위를 차지했다. 1위 미국 애플(약 6조1905억엔), 2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약 5조2618억엔)에 이어 세 번째다. 순이익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약 4조7882억엔)과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약 4조5399억엔), 구글(약 4조2994억엔) 등을 모두 앞질렀다.
일본 기업 순이익으로는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8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도요타자동차가 기록한 2조4939억엔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9년 회계연도에 역사상 최대 규모인 9615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유망 벤처 기업에 ‘비전펀드’로 투자한 회사들의 상장이 연기되고 주가가 하락한 결과였다. 하지만 올 들어 비전펀드 사업을 통해 투자한 기업 주가가 상승하며 운용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배달앱 도어대시와 한국 쿠팡이 상장하면서 소프트뱅크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8년부터 도어대시에 7469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쿠팡이 1조1650억원의 손실을 내 최악의 위기설이 돌던 2018년에도 소프트뱅크는 두 번에 걸쳐 약 3조4000억원을 수혈한 바 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투자 사업에 주력하는 만큼 시장 환경에 실적이 좌우되기 쉽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식 시장의 동향이나 미상장기업의 평가액은 금융환경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다시 실적아 악화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