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못질한 드라마 촬영팀..안동시 "훼손 확인"

KBS '남주의 첫날밤' 팀, 기둥에 못 5개 박아
안동시 "'훼손금지' 조항 어겨…행정조치 검토"
  • 등록 2025-01-02 오후 4:25:05

    수정 2025-01-02 오후 6:20:5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에 소품 설치를 이유로 못질을 해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드라마 소품 설치로 훼손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 (사진=연합뉴스)
2일 경북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 제작팀은 안동시로부터 병산서원을 촬영 장소로 허가 받았다. 제작팀은 촬영 과정에서 소품인 모형 초롱을 나무 기둥에 매달기 위해 못을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시는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로부터 국가유산 훼손 신고를 접수받은 뒤 병산서원 현장 점검에 나섰고 훼손 사실을 확인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촬영 허가 신청 때 촬영 장소에 대한 추가 설치 논의가 없었고 허가 조항에는 ‘훼손금지’가 명시돼 있었다”며 “그럼에도 제작팀에서 드라마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마음대로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 연락을 받고 현장을 찾아 해당 소품을 철거 조치했다. 외관상 3㎜ 길이의 못 다섯 개를 박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훼손된 부분에 대한 복구 조치를 할 예정이며 드라마 촬영팀에 대해선 행정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KBS 측은 이와 관련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병산서원은 류성룡(1593~1598)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서원으로 1978년 사적 제260호로 지정됐다.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안동’, 2019년 ‘한국의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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