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산해진 회사채 시장…빈 자리 노리는 발행사는

다음주 수요예측 건너뛰고 15일부터 다시 시작
HD현대건설기계를 시작으로 총 7곳 수요예측 예정
주가조작 종목 중 하나인 삼천리도 이달 회사채 발행
"크레딧 수요 여전…우량 기업 중심 옥석가리기"
  • 등록 2023-05-04 오후 6:36:01

    수정 2023-05-04 오후 6:36:01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2분기 들어서 북적이던 회사채 시장이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5월 수요예측 예정 기업이 일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한 옥석가리기가 심화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을 포함해 이달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예정에 두고 있는 곳은 총 7곳이다.

다음주 한주 수요예측을 쉬어간 뒤 오는 15일 HD현대건설기계(267270)(A-)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요예측이 진행된다. AA급 우량채를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오는 22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삼천리(004690)(AA+)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급락 사태로 인해 수요예측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삼천리는 2년물과 3년물로 트렌치를 구성해 최대 2500억원 규모로 자금 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권 발행은 오는 31일로 예정돼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천리 자체는 좋은 기업”이라면서 “주가 급락으로 인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에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을 앞둔 또 다른 AA급은 LG헬로비전(037560)(AA-)이다. 2년물과 3년물 총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는 26일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5월 회사채 발행 예정기업(자료: 금융투자업계)
포스코인터내셔널(AA-)도 이달 수요예측을 앞둔 우량채 중 하나다. 3년물로만 발행을 계획 중이며, 2000억원 규모다. 증액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A급 비우량채 기업도 나온다. 먼저 HD현대건설기계는 2년물 300억원, 3년물 200억원 총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오는 22일 발행 예정이며,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HD현대그룹에 대한 회사채 시장의 선호도를 감안하면 흥행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HD현대그룹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A, A-)은 1.5년물과 2년물, 3년물 총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618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면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DL(000210)(A+)도 이달 26일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년물과 3년물 총 7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400억원까지 증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농협금융지주(AA-)가 신종자본증권을, 신한라이브생명(AA+)이 후순위채를 각각 이달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이달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솔테크닉스(004710)(BBB+)가 비우량채임에도 1.5년물과 2년물 총 2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성공하는 등 회사채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들 역시 우량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역캐리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하 시기에 따른 문제인 만큼 크레딧 시장 수요가 당분간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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