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유니스플렌더에 7조원 베팅

인수 대상 지분 46.45%… 매각가 400억~500억 위안
칭화유니그룹, 부채 위험 완화 위해 매각 추진
알리바바, 앤트그룹 상장 좌절 이후 첫 대규모 투자
유니스플렌더 보유한 컴퓨팅 업체 H3C 노린 듯
  • 등록 2021-07-13 오후 4:30:43

    수정 2021-07-13 오후 4:35:03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알리바바그룹이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기업 유니스플랜더 입찰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앤트그룹 상장 좌절 이후 알리바바가 나서는 첫 대규모 투자 건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사진=AFP)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유니스플랜더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매각하는 자회사 유니스플랜더 지분 46.45%를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칭화유니가 매각 예정인 유니스플랜더 지분 가치는 400억~500억 위안(7조~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알리바바가 이달 20일까지 구속력 있는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기업과 손을 잡고 유니스플랜더를 인수하게 된다. 관계자들은 잠재적인 파트너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 관계자는 “부채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특별 작업팀의 지도 하에 여러 투자자들에게 접근했다”라면서 “청화유니그룹이 사법적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전반적인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와 손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체로는 중국 동부 도시 우시 정부 소유 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베이징 정부 소유의 베이징 전자 홀딩스, 국영 반도체 투자펀드 JAC 캐피털 등이 인수 대상이라고 전해졌다. 다만 해당 업체들은 인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유니스플랜더를 보유한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 맞서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위해 1998년 설립한 회사다. 중국 칭화대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하고 미국이 중국 반도체 기업 죄이기에 나서면서 대표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 또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칭화유니그룹은 현재 약 310억 달러(약 3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여기에 채권 상환 만기가 다가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분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칭화유니그룹의 채권자인 휘상은행은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법원에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했다. 칭화유니가 만기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고 모두 부채를 갚기에 자산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중국 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는 알리바바 입장에선 유니스플랜더가 보유한 H3C의 지분이 매력적이란 분석이다. H3C는 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용 서버 박스를 만드는 업체로, 유니스플랜더가 2015년 휴렛패커드로부터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에 지분 51%를 인수한 바 있다.

알리바바가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말 규제를 당한 뒤 처음이다. 알리바바그룹홀딩스의 창업자인 마윈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앤트그룹을 홍콩과 상하이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윈의 당국 비판 발언으로 앤트그룹의 상장은 좌절됐다. 이후 중국 당국은 앤트그룹뿐 아니라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강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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