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미간 백신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미국으로 떠날 순방단에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정상회담 기간 전후로 미국 현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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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백신 공급 허브 역할을 해주면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손상된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코로나 백신을 무기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CMO)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 2월부터 백신 출하를 시작했다. 3월29일에는 유럽 EMA가 승인하는 EU-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8월부터 인천 송도 생산시설에서 모더나 mRNA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는 모더나가 국내에 공급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종 완제(Fill&Finish) 공정을 맡는 형식이다. 모더나와의 계약이 성사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처음으로 백신 생산을 하게 된다. 현재는 항체의약품에 대한 완제공정만 갖춘 상태로, 백신은 추가 완제공정 구축이 필요하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개월 이내에 추가 설비투자와 GMP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회사가 모더나 백신 양산에 들어가면 한국은 모더나 물량 확보가 보다 유리해질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mRNA 백신 공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백신은 오는 21일 허가 마지막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 국내에서 최종 사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모더나 백신 생산 여부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확인이 불가하다”면서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