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바라봐 주지 않으면 아픔이 된다`…아내수업

사랑은 `무엇을`이 아닌 `어떻게`가 정답이다
난소암 걸린 아내와 함께 한 남편의 성장기
  • 등록 2018-10-22 오후 2:14:03

    수정 2018-10-22 오후 2:25:29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아내와의 대화가 곧 삶의 행간임을, ‘아내수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길 바란다. ”(강원국·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아내수업은 평범한 남편의 아내를 향한 진심 그 자체다. 결혼 직후 낯선 땅 폴란드에서 조용하고 묵묵히 두 아들을 키우며 집안 일을 도맡아온 그녀에게 급작스레 ‘난소암’이 찾아온다.

그저 두 아이의 아빠로, 가장으로 집과 회사를 오가던 남편은 아내의 투병기간을 거치면서 아내의 시간, 생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고 고백한다.

“지극히 당연히 여기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아내’의 자리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것일수록 빈자리는 매우 큽니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상대가 아니라 상대의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이해’니까요.”(p.125)

저자 김준범은 결혼 직후 말도 글도 통하지 않는 폴란드에 덩그러니 놓여진 아내를 생각한다. 한국에서 혼자 두 아들을 출산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난소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떨어지고 나서다. 이들은 치료를 위해 귀국했고, 세 번에 걸친 수술끝에 기적과도 같이 아내는 차츰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평범한 한국 남편이 아내의 건강을 위해 변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아내의 발을 주무르며 결혼 10년이 지나서야 아내의 발이 큰 편임을 알기도 하고, 글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글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지금도 천천히 아내의 공간과 시간을 관찰하며 아내를 배워가고 있다.

“아내는 쇼핑보다 쇼핑에 관심을 가져주는 남편의 동행을 원합니다. 아내는 선물보다,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남편의 망설임을 사랑합니다. 아내는 돈 봉투보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지 묻는 남편의 설렘을 그리워합니다. 사랑은 ‘무엇을’이 아니라 변함없이 ‘어떻게’가 정답입니다.” (p. 149)

‘아내수업’은 아내의 투병 기간을 함께 겪으며 지금껏 보지 못한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세밀하게 그렸다. 책 속 군데군데 아내의 마음도 보듬어 담았다. 함께 걸어온 지난 13년을 기억하며.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일 아내와 아이들의 삶을 기록하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남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부생활에 뭔가 전환점을 찾고 싶은 남편과 아내. 상대방에게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끼는 부부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1976년생인 저자는 경북 김천고등학교와 육군사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육군 소위로 전역해 건설회사, IT 개발자, 포스코 폴란드 관리팀장, 독일기업 관리담당 등을 거치며 15년을 근무했다. 한국, 독일, 체코, 폴란드에서 열린 다수의 마라톤 대회도 참가했다. 현재 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팀에서 5년째 근무중이다. 아내와 대화, 산책, 여행, 백일장을 즐기며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블로그에 몇 년째 기록하고 있다. /238쪽/1만4000원/북레시피 (저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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