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난해한 안내·표지판 개선 제안 “최대한 쉬운 한글로 표현해야”

29일 국무회의, 도종환 장관 보고 이후 공공언어 개선책 논의
靑내부 전통가옥 침류각 안내판 사진 직접 화면에 띄우고 설명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닌 정보가 엄청나게 어렵게 표시” 지적
  • 등록 2018-05-29 오후 4:44:35

    수정 2018-05-29 오후 4:44:35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안내판이나 표지판 등의 공공언어와 관련, “최대한 쉬운 한글 용어로 표현하고 만약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용어는 뜻이라도 달아주면 훨씬 더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공공언어 개선 추진 방안’을 보고받은 뒤 “새롭게 나오는 영어 용어, 여러 가지 조어를 보면 국민이 어떻게 알겠느냐. 국민이 알고 싶고 궁금해 하는 것을 알려주는 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직접 준비해온 사진 자료를 화면에 띄우라고 지시하면서 공공언어의 부적절한 사례를 제시했다. 화면에는 청와대 내부에 있는 1900년대 초 전통가옥으로 서울유형문화재인 ‘침류각(枕流閣)’ 안내판 사진이 떴다.

문 대통령은 “이게 공공언어의 한 유형인데, 보시다시피 ‘세벌대 기단, 굴도리집, 겹처마, 팔작지붕, 오량가구, 불발기를 두고 있고 상하에 띠살, 교살, 딱지소, 굴도리 등 혹시 도종환 장관님 뜻을 한번 설명하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도 장관은 “이게 우리 현실”이라고 동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5량가교, 그게 5개가 있는 구조라든지 이런 것이 전통가옥 연구자들에게는 관심사일지 몰라도 일반 국민에는 무슨 관심이 있겠느냐”며 “청와대 안에 있는 건물인데 볼 때마다 제가 느끼는 궁금증은 ‘이게 무슨 용도로 만들어졌을까, 언제? 왜 이게 지금 이 청와대 안에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등인데 그런 의문에 대해서는 (안내판에) 한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닌 정보가 엄청나게 어렵게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이라며 “좋은 우리 한글로도 바뀌어야 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담겨야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원, 수목원, 등산로, 탐방로 등에 나무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보면 전부 무슨 목, 무슨 과, 무슨 원산지, 이런 식으로 국민이 크게 관심 가지지 않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이 나무 용도가 뭐며 왜 이런 이름이 지어졌을까 등은 전혀 없다. 이왕 친절하게 하는 김에 국민에게 정겹게 잘 알려주는 그런 식으로 소개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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