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실장 "내년 예산안 쪽지 예산 반영 안 했다"고 했지만…

"심의 없었던 예산은 끼어들어간 것은 없어"
"넓은 의미 쪽지예산은 심사과정 개선해야"
  • 등록 2016-12-05 오후 3:43:12

    수정 2016-12-05 오후 5:12:42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5일 최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재정당국 기준으로 볼 때 쪽지 예산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날 기재부 출입기자와 간담회를 열고 “쪽지 예산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재정당국에서 보는 건 국회 상임위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않은 사업을 쪽지예산이라고 보는데 이번에는 한 건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쪽지 예산은 통상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이나 특정 사업예산의 편성 또는 증액을 위해 쪽지로 예결위나 여결위 소위 위원에게 청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심도있는 사업 검토가 없는 상황에서 막판에 쪽지로 끼워넣기 때문에 국회의원 지역구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구윤철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도 “(예산심사) 책자에 있는 사업은 미리 검토가 되지만 없는 사업에 대한 예산은 검토가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데 그런 사업은 없었다”고 부연설명했다. 좁은 의미의 ‘쪽지예산’은 없었다고 누차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쪽지 예산은 최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지역구의 이해관계 등에 새롭게 포함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정부가 재원 부족 및 사업타당성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삭감했던 예산이 국회 통과과정에서 들어가는 것이다.

통상 정부는 5월부터 이런 예산을 심의하고 검토를 하지만, 국회의 경우 길어야 한달이 채 안된 기간동안 증액 심사를 한다. 더구나 증액심사를 하는 예산소소위의 경우 공개를 하고 있지 않아 어떤 예산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의 ‘쪽지 예산’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국회에서 확정된 2011년~2017년 예산을 분석해 보면, 매년 ‘쪽지 예산’의 대표격인 사회간접투자(SOC) 예산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매년 4000여억원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상황에 따라 SOC예산 규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마치 정찰제처럼 일정 규모의 SOC 예산이 국회 통과과정에서 증액되고 있는 셈이다.

박 실장도 이런 지적에 대해 “넓은 의미의 쪽지예산을 없애기 위해서는 증액심사과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면서 “심사방식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여러 면을 종합적으로 봐서 국회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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