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결혼 안 한다…초혼 인구,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지난해 中 초혼인구 1051만명…9% 감소
올해 신생아 수 900만명 이하로 떨어질 듯
中관영지 "강력한 정책 없으면 추세 못 바꿔"
  • 등록 2023-11-20 오후 5:30:24

    수정 2023-11-20 오후 5:30:2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해 중국 초혼 인구가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인구 감소세도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5월 중국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사진=AFP)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3 통계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초혼자 수는 1051만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2021년보다 106만명(9.16%) 감소했다.

중국 초혼자 수가 1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37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초혼자 수는 2013년 2386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하고 있다.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초혼 연령도 올라가고 있다. 2020년 중국인들의 첫 결혼 연령은 평균 28.67세로 2010년 24.89세에 비해 3.78세 높아졌다.

초혼 감소 및 늦은 결혼은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의 연간 신생아 수는 2016년 1883만명을 기록한 뒤 7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올해는 신생아 수가 900만명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출생아 수 감소는 중국 전체 인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대기근이 발생한 196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85만명 감소했다. 아울러 최근 수년간 출산율 하락으로 지난해 중국 내 유치원 수(28만 9200개)도 전년대비 5610개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유치원 수가 줄어든 것도 작년이 처음이다.

중국에서는 양육비와 집값 상승, 여성의 교육 수준 상승 및 가치관 변화 등의 영향으로 결혼 기피와 저출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보험 보장, 보육 지원, 주택 구입 지원 등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인구통계학자 동위정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결혼 비용 상승과 결혼 및 출산을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가치관의 변화, 결혼 생활의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GT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올해는 결혼 건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다 강력한 출산 지원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혼인 및 출산 감소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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