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폴란드 수출 항공기 조립 한창…KF-21 시제기 제작도 막바지

KAI, 폴란드 수출형 FA-50 출고 앞두고 현장 공개
연내 갭필러 버전 12대 우선 폴란드 납품
2025년부터 T-50 최고사양 FA-50PL 36대 추가 인도
KF-21, 양산 계약 위한 '잠정 전투용적합 판정' 눈앞
상반기 시제6호기 비행 착수, 하반기 공중급유 시험
  • 등록 2023-05-10 오후 6:00:00

    수정 2023-05-10 오후 7:25:52

[사천(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9일 찾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고정익동은 활기가 넘쳤다. 축구장 3배 면적인 2만1600㎡(약 6500평) 규모의 공간에는 폴란드에 수출될 예정인 FA-50 경(輕)전투기 조립 작업이 한창이었다. KAI는 지난해 9월 폴란드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우리 공군 전술입문용 훈련기 TA-50 2차(BlockⅡ) 버전을 수출 사양에 맞게 변경한 FA-50 GF(Gap Filler·갭필러) 12대를 올해 내 납품한다는 목표다. 갭필러는 군에서 구형 장비와 신형 장비 도입 시기 사이를 메운다는 의미다. 꼬리 날개에 033번이라고 적힌 폴란드 수출형 FA-50 GF 항공기는 엔진 장착 전 마지막 점검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엔지니어 2명이 전후방 조종석에 앉아 헤드셋으로 소통하며 각종 계통 점검을 했다.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고정익동에서 KAI 엔지니어가 폴란드에 납품 예정인 FA-50 GF 기체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FA-50 GF 1호기는 다음달 출고된다. 2대가 우선 납품될 예정이다. 분해 후 7월께 폴란드로 가 현지에서 동체 조립 후 지상 및 비행시험을 거쳐 8월 납품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0대도 순차적으로 폴란드로 갈 예정이다. 이후 KAI는 2025~2028년 FA-50 PL 버전 36대를 제작해 폴란드에 납품할 계획이다.

FA-50 PL은 T-50 계열 항공기 중 최고 사양이다. 경전투기는 연료탱크가 작아 작전 수행에 한계가 있다. FA-50 PL은 공중급유 기능과 함께 300갤런(약 1136L) 상당의 연료탱크가 추가된다. 또 최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해 탐지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AIM-9X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해 타격 범위도 확대한다. 타겟팅 포드(TGP)와 레이저 유도폭탄 등 지상공격 능력도 추가될 예정이다.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폴란드 수출형 FA-50 PL 개발을 위해 연료탱크를 추가한 시제기가 비행시험을 위해 격납고를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정익동 한켠에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 6호기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마지막 시제기다. KF-21은 총 6대의 시제기를 통해 각종 시험을 진행한다. KF-21 시제기들은 지난 해 7월 1호기 최초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11월 시제 2호기 최초비행, 올해 1월 시제 3호기 최초비행과 마하1에 다다른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2월 시제 4호기 최초비행, 3월 AESA 레이더 탑재 시험과 야간비행 시험을 진행하고, 공대공 중거리 미사일인 ‘미티어’ 분리와 기총발사 시험도 했다. 4월에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2000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KF-21은 상반기 중 시제 5·6기의 초도 비행을 진행하고 연말이나 내년 초 공중급유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KF-21 양산 계약을 위해 이달 중 ‘잠정 전투용 적합판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은 항공기처럼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 군 전력화 일정을 고려해 연구개발 종료 전 최초양산 착수를 위한 중간 의사 결정 절차다. 이후 후속 시험평가를 해 ‘전투용 적합’ 여부를 최종 판정한다.

이날 언론 현장 방문에 동행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2026년 KF-21 양산을 위해서는 내년에 양산 착수 계약을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면서 “사업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 예산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에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나야한다”고 설명했다.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AI 직원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에 AIM-2000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KF-21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지체 문제에 대해 엄 청장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가 417억 원을 추가로 납부했고, 6월 말까지 연체 분담금 잔액에 대한 납부계획을 한국에 통보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인도네시아가 (KF-21 개발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반응이나 의지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1월 KAI와 계약을 맺고 KF-21 전체 개발비 8조 8000억 원의 20%인 약 1조 7000억 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대신 비행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업 시행 이후 2272억 원만 납부하고 3년 10개월 동안 더이상 돈을 내지 않아 8000억원 이상을 연체했다. 작년 말부터 일부를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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