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019170)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소재를 발판으로 주가가 급등, ‘바이오 투자거품’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2년전 4940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 주가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라는 호재를 타고 1년만인 지난해 9월 4330% 폭등한 21만4000원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이 회사는 그간 임상시험 과정에서 피라맥스가 코로나치료제로써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이번 임상시험 실패 소식은 주가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임상결과가 나온 다음날인 6일 하한가로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이번 임상결과에 대해 신풍제약은 실망스러워하는 세간의 판단과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관심사다. 신풍제약은 5일 자사 홈페이지에 “국내 2상에서 피라맥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전반적인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면서 “이번 국내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후속 임상의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서 승인 신청(IND)을 7월 초에 완료하고, 대규모 임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는 입장을 게재했다.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는지, 아니면 저평가되어 있는지 여부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도 750배를 웃돈다. 신풍제약의 높은 주식가격을 두고 일각에서 ‘비이성적인’ 이라는 평가와 함께 ‘묻지마 투자’의 전형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배경이다.
다른 어느 산업보다 제약바이오 분야의 성장속도가 가파르고 미래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약·바이오 산업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다만 이 업종의 투자에 있어 실패하지 않고 수익을 거두려면 제약산업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특성을 꿰뚫고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제약사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자신하며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이지만 결국은 거의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는 업의 본질을 숙지해야 한다. 실제 1만개의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단 1개만 상업화 단계까지 도달한다. 요컨대 신약개발 확률은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여기에 이 지난한 과정을 통과하더라도 정작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등극, 대박을 터트릴 확률 또한 극히 희박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대다수 제약사는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신약은 다른 어느 신약보다 상업화 가능성이 높고, 약효는 경쟁 약들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하다”고 강조하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