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이번 총선 결과 ‘이대로는 안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어 총선 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총선후유증으로 당내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한 데다 노동개혁법안 등 주요 쟁점법안의 경우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생산적인 국회’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3당으로서 첫번째 협상테이블에 앉게 된 국민의당의 역할이 관심을 끈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문제를 만드는 국회’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3당으로서의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19대 국회 최악 오명 씻겠다”
여야 3당은 19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각종 민생 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4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 문제와 관련, “문제는 경제다라는 우리 당의, 국민의 평가를 최소한 반영할 수 있는 국회를 열도록 하겠다”면서 “우리나라 경제체질 구조조정을 위한 법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총선 후에 3당 원내대표가 만나 19대 국회에서 가능하면 민생 법안과 경제 살리기 법안을 다루자는 뜻으로 합의를 봤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4.13 총선 이후 여야는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특히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 새누리당이나 제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는 집안 싸움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총선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비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기까지만 자리를 유지하겠다며 가까스로 봉합에 나섰지만 여전히 비박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거세다. 리더십을 상실한 새누리당이 이번 19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일치단결된 목소리로 쟁점법안 통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야 , 쟁점법안 이견차 커
여야는 주요 쟁점 법안인 노동개혁법안이나 서비스발전기본법 등에서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파견법 개정안을 포함한 4법(근로기준법, 산재법,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일괄 처리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동개혁법을 빨리 통과시켜 일자리를 늘리자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라며 노동개혁법안 처리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더민주의 경우 파견법과 기간제법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기간제법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났지만 새누리당과 입장 차가 크다.
또한 서비스발전기본법의 경우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보건의료산업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전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선거로 청와대발 민생 경제 활성화는 국민에게 거부된 것이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며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했다.
국민의당 중심추 역할할까
특히 계류 법안들을 논의할 상임위원회의 운영 동력도 떨어졌다. 15개 상임위에서 회의를 주재할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안건을 조율할 여야 간사 45명 중 18명의 20대 국회 입성이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는 법사위에 계류된 무쟁점 법안만 간신히 처리하는데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과 노동개혁법안 모두 해당 상임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른 위기의식으로 여야 3당이 막판 합의점 도출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제3당의 국민의당이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당인 국민의당은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해 확실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또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보면 어느정도 행동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야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무쟁점 법안을 비롯해 쟁점사안 중에서도 공감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풀어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