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기차 끊긴 ‘철도 폐선부지’ 관광지로 개발한다

경전선 폐선부지에 남도순례길 조성
올 하반기까지 폐선부지 활용 가이드라인 제정
  • 등록 2014-03-31 오후 5:59:36

    수정 2014-03-31 오후 5:59:36

▲국토부는 전국의 철도 폐선부지를 활용해 관광지나 공원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진은 해운대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경남 밀양과 전남 순천을 연결하는 경전선 폐선부지에 제주 올레길처럼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남도순례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강원도 태백선 폐선부지는 레일바이크 등을 활용한 관광지로 개발된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철도 폐선부지를 활용해 관광지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기차가 다니지 않아 그대로 방치된 폐선부지를 제주 올레길과 같은 관광지로 개발하면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도 지자체가 임대료를 내고 폐선부지를 활용할 수 있지만 재정 여건이 어려워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앞으로는 정부가 지자체와 비용을 함께 부담해 폐선부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거 부채꼴 모양으로 설계된 철도는 직선으로 개량되고 노선도 바뀌면서 열차 운행이 끊긴 폐선부지가 급격히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철도 폐선부지(2012년 말 기준)는 경부선 등 12개 노선(총 길이546㎞)에 걸쳐 총 1227만㎡에 이른다. 또 올해부터 경전선·경의선·중앙선·동해남부선·태백선 등 5개 노선에서 폐선부지 467만5000㎡(314km)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다. 전국의 폐선부지(1694만4000㎡)만 여의도 면적(290만㎡)의 5.8배에 이른다.

그러나 관리가 허술해 폐선부지 대부분 빈 공터로 방치돼 있다. 특히 쓰레기 투기 등으로 폐선부지를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다. 폐선부지가 속한 지자체에서 이를 공원 등으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폐선부지는 국가 소유라 지자체가 이를 쓰려면 국가에 임대료를 내야 한다.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폐선부지에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다. 그동안 지자체가 국가에 폐선부지를 무상으로 넘겨줄 것을 요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폐선부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폐선부지 활용 가이드라인’을 만들 방침이다. 부지의 위치·규모 등을 고려해 공원이나 관광사업을 연계한 복합공간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비용은 정부가 절반 가량 대줘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에 수립되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내년 초 남도순례길 조성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줄곧 요구한 폐선부지 무상사용은 형평성 차원에서 실현하기 어렵다”며 “대신 정부가 함께 비용을 대면 지자체 부담이 줄어 폐선부지를 더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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