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쑨원 묘 찾아 평화 강조…“中·대만 모두 중화민족"

최초 방중 대만 지도자, '국부' 쑨원 묘 찾아
‘중화민족’으로 양안 협력 중요성 강조
차이 총통 29일 순방길…미중 대리전
  • 등록 2023-03-28 오후 5:36:34

    수정 2023-03-28 오후 5:36:34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대만 전·현직 지도자를 통틀어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방문한 마잉주 전 대망 총통이 28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모두 중화민족”이라면서 양측이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상하이 공항에 도착한 마잉주 전 대만 총통.(사진=AFP/마잉주 전 대만 총통 사무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이날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쑨원의 묘를 참배한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그는 “양안이 함께 평화를 추구하고 전쟁을 피하고 중화 진흥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양안 중화민족의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우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주족이 세운 청 왕조를 무너뜨리고 1912년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은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전일 상하이 공항을 통해 중국 본토로 이동한 마 전 총통은 오는 4월7일까지 중국에 머문다. 그는 약 30명의 학생 대표단과 함께 난징 외에도 우한, 창사, 충칭, 상하이 등을 방문해 역사 유적과 자신의 조상 묘가 있는 후난성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마 전 총통은 홍콩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성장했으나, 마잉주의 부친이자 국민당 핵심 당원이었던 마허링은 후난성 출신이다.

28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쑨원의 묘를 방문한 마잉주 전 대만 총통 대표단 관계자와 경호원들.(사진=AFP)
마 전 총통 측은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선 그가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중국 고위급 지도부와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 전 총통이 속한 국민당은 현재 집권 중인 민진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고, 마 전 총통이 집권하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 동안 양안 관계는 화해 무드였다. 집권 말기였던 2015년 마 전 총통은 싱가포르에서 시 주석과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한편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현 총통은 오는 29일부터 미국을 경유해 중미 2개국을 순방한다. 차이 총통은 경유 과정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국민당 마 전 총통은 중국을, 민진당 차이 총통은 미국으로 향해 대만 내 친중 세력과 반중 세력의 대결, 혹은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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