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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는 지난 9월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국 화폐의 환율을 1달러당 1507.5파운드에서 1만 5000파운드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 계획은 지난 4일 철회됐지만, 이미 한 달 이상 지속된데다 IMF 지원을 받기 위해선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환율 변경 발표 이후 레바논 국민들은 달러화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으로 몰려갔지만,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을 우려한 레바논 은행들은 달러화 인출을 아예 막아버렸다. 대신 레바논 화폐로 인출이 가능토록 했지만, 실제 가치의 10~15% 수준만 지급하고 있다. 미화 1달러의 실제 가치가 최대 15센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에 레바논 국민들은 비트코인과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인 테더 등을 대체 통화로 쓰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학업이나 생업을 포기하고 암호화폐 채굴에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을 급여로 지급하는 직장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이를 중개해주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CNBC는 “많은 현지 주민들이 암호화폐를 생존의 생명줄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CNBC는 이러한 극단적 경제 위기를 해결해야 할 신임 대통령 선출마저 미뤄지면서 국정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레바논의 사회적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