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깨끗한 척 하더니…" 옥중편지 속 최서원 분노

"날 뇌물로 몰아세우고 본인은 뒤에서 돈 받아" 비판
"살기 힘든 나라…관련자 탄핵되어야" 목소리 높이기도
'명예훼손 손배소 패소' 안민석 항소엔 "뭘 잘했다고" 비꼬아
尹 '무속인 논란' 언급에는 "근처 가보지 않은 기독교 신자"
  • 등록 2021-10-13 오후 3:57:00

    수정 2021-10-13 오후 4:05:22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검을 겨냥해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라는 게 실감이 나는데 또다시 그런 경험을 요구하는 나라가 될까봐 두렵다”라며 날선 비판 입장을 내놨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가담 혐의로 실형이 선고돼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사진=뉴스1)
최씨는 13일 조선닷컴에 보낸 편지를 통해 “박영수가 왜 돈을 받았는지, 왜 특검 단장에 발탁되었는지 참 우연이라기엔 (설명이 안 된다) 필연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익재단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이 출연한 것을 가지고 저를 뇌물로 몰아세운 것이 박영수 전 특검 아니냐. 본인은 뒤에서 딸과 아들을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회사에) 취업시켰다”라며 “혼자 깨끗한 척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저를 경제공동체로 뒤집어씌웠다. 본인은 고문료를 받고 친척은 100억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이가 무슨 자격으로 특검 단장으로 돈 한 푼 안 먹은 저와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을 수가 있는지 세상이 미쳐간다”라며 “재단에 출연된 돈을 뇌물로 몰아 경제공동체로 뇌물죄를 씌우는 게 이 나라였다. 화천대유 사건도 똑같은 잣대로 수사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왜 화천대유 사건은 특검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또 왜 이번 사건과 관련 여야 할 것 없이 제 이름을 갖다 대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더 이상 제 이름을 거론하면 전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살기 힘든 이 나라에서 화천대유 같은 돈벼락 잔치가 났는데 마땅히 관련자들은 탄핵되어야 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라며 “경찰에서 첩보를 받고도 뭉개고 친정권 검찰의 수사를 누가 중립적이라고 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박 전 특검은 제가 유치원 20년 하며 마련한 건물까지 빼앗고 저에게 징역 18년 선고하더니, 그 큰돈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공정과 정의가 사라지고 집권세력에 의한 우겨대기만 남은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씨가 보낸 편지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낸 손배소 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앞서 지난달 서울남부지법 민사15단독 안현정 판사는 최씨가 안 의원을 상대로 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이가 없다. 국정농단 주범에게 고발당한 것도 어이가 없는데, 법원마저도 최순실의 명예회복을 도우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고 밝힌 뒤 같은달 17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최씨는 “ 의원은 뭘 잘했다고 항소를 제기했는지 모르지만 그 300조 은닉재산이 얼마나 많은 돈인 줄 알고나 얘기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안 의원은 화천대유에 대해선 왜 진실을 밝히라는 소릴 못하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최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무속인 논란’에 휩싸이며 자신의 이름이 함께 언급된 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기독교 신자”라며 “무속인 근처에는 가보지 않은 저를 굿판이나 열어 박 전 대통령을 홀린 것 같이 얘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최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 벌금 200억원을 확정받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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