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오상용)는 6일 오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이종걸·표창원·김병욱·박주민 의원과 보좌관·당직자 5명 등 총 10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사건 당시 영상을 비롯한 증거 관련 의견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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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변호인단은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선 검찰이 확보한 사건 영상 전체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저희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저지른 국회 내 위법 행위를 저지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한다”면서도 “검찰이 증거로 신청한 영상 외 다른 각도나 전후 사정이 담긴 영상을 보기 전엔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미래통합당 측이 기소된 사건에 대한 기록도 요구했다. 이들은 “미래통합당 측의 행위가 위법이라는 것을 소명해야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우리에겐 관련 기록이 극히 일부만 있어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검찰은 “미래통합당 사건의 위법성과 이 사건의 정당방위는 관련이 없어 피고인들이 기소된 것”이라며 해당 기록을 증거로 제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이날 재판에선 변호인단이 검찰이 제출한 700여건의 증거의 상당수를 ‘부동의’ 또는 ‘보류’하자 검찰은 “증거를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좀 더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렇게 부동의한 증거가 많은 상황에선 재판 진행이 어렵다”며 재판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민주당 측의 3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6월 8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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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검찰은 김병욱 의원 등 6명에겐 당시 국회 의안과에서 김승희 한국당 의원 등을 들이받아 김 의원에게 전치 6주의 골절상을 가하고, 한국당 관계자들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기소된 이들 중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인은 김병욱·박범계·박주민 의원인데, 이들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한편 미래통합당 의원·보좌진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함께 기소됐다. 이들은 특수공무집행방해·국회법 위반·국회회의장 소동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지난달 28일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영상을 분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 준비기일을 요청했다. 미래통합당과 관련된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