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도 민주당도…STO 법안 발의 예정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다음주 중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법안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 역시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4일 두 의원실은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 방향 세미나를 공동 개최한다.
김 의원은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 개원 당시부터 STO 법제화를 추진할 핵심 인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 전 의원실 출신 보좌관들이 김재섭 의원실로 대부분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 측은 이미 8월부터 법안 발의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작년 발의된 개정안 재활용 대신 업계 의견 귀 기울여야”
개정안은 토큰증권이 안정적으로 발행 및 거래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동일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을 주축으로 한다. 다만 지난 21대 국회 당시 윤창현 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선 금융권 뿐만 아니라 영세 업체인 조각투자업계의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각투자업계가 투자계약증권, 신탁수익증권 등을 발행하며 시장을 키웠지만 정작 시장에선 대형 금융사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각투자사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STO 시장의 기반을 닦는데 힘써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조각투자업계는 법제화 이후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 시장이 분리된다면 사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STO 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폐지된 법안 그대로 법제화를 추진하기보다 실질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해당 법안대로라면 초기 시장을 만들어온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설 자리를 잃고 제도권 금융사들만 살아남는 시장으로 결국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장 활성화와 함께 업계 혁신성이 좌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STO 업계 관계자는 “해 뜨기 전 시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한국 시장은 2년 간의 암흑기를 거쳐 본격적인 법안 발의를 앞두고 있다”며 “토큰증권 위에서 펼쳐지는 금융 시대에는 그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다. 법적 정책적 지원 없이는 산업 발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제화와 동시에 금융당국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법제화 못지 않게 감독기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