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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론 흑자전환…메모리 반도체 훈풍
마이크론은 20일(현지시간) 2024회계연도 2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매출이 58억2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36억 9300만달러) 대비 5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53억 5000만달러)를 웃돈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억 9300만달러로 1년 전 23억달러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주당 순이익도 0.42달러를 기록, 월가 전망치(0.25달러)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AI 칩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가 제공하는 향후 수년간의 기회에서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엔비디아 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론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로 알려진 ‘HBM3E’를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 HBM3E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이 반도체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2024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매출 전망치는 66억달러로 제시했다. 2분기(58억 2000만달러)는 물론 시장 전망치(60억 2000만달러)를 10% 가량 상회하는 규모다. 메로트라 CEO는 “2024회계연도에 HBM에서 수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예정”며 “올해 반도체 산업이 반등하고, 내년엔 HBM의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판매 계약이 끝나 기록적인 매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2.39% 상승했으며, 시간외거래에선 18.18% 급등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12%, 8.63% 올랐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함께 메모리 업계 ‘빅3’로 고성능 AI 칩에 들어가는 HBM 기술 개발을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사업 구조도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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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의 호실적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훈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첨단 반도체 시장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날 향후 5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인텔에 총 195억달러(보조금 최대 85억달러·대출 지원 11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예비 합의했다. 이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네 번째 자금 지원으로 시장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역대 최대 규모 지원이다. 적극적으로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인텔에 대한 지원을 직접 발표했다. 그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도 “최첨단 로직 칩은 AI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에 필수적”이라며 “이번 자금 지원은 이런 칩이 미국에서 더 많이 개발·생산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도 대규모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의 TSMC에 대한 보조금 규모도 이달 중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