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청첩장 클릭했다가 1.4억 털려...경찰 못 막은 이유는

  • 등록 2023-07-11 오후 9:25:08

    수정 2023-07-11 오후 9:25:0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휴대전화로 전송된 모바일 청첩장을 눌렀다가 해킹돼 거액이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가 피싱범이 자금을 인출하기 전 경찰에 신고했으나 피해를 막지 못했다.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이런 스마트폰 문자를 무심코 클릭했다가 1억4천만원의 피해를 보았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에서 사업 중인 A씨는 지난달 17일 모바일 청첩장을 받고 누구의 결혼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링크를 클릭했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도 뜨지 않아 별생각 없이 넘어갔다고 한다.

이후 같은 달 30일 오후 6시쯤 갑자기 A씨의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인증 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또 다음 날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각종 보험사와 은행에서 A씨 명의로 약 1억 4000만원에 달하는 대출이 이뤄진 후 특정 계좌로 입금됐다. 이렇게 입금된 돈은 또다시 여러 대포 통장으로 나누어 출금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 피해를 당한 것이었다. A씨가 모바일 청첩장 링크를 누른 순간 그의 휴대전화에 원격 제어 해킹 프로그램이 깔린 것이다. 피싱범들은 이를 통해 A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금융인증서와 개인정보를 통해 보험사와 은행에서 대출 신청을 했고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피싱범이 자금을 인출하기 전 휴대전화가 이상하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A씨 딸인 B씨는 “피싱범은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후 열흘 이상 기다렸다가 금융사가 손을 쓰기 어려운 주말을 노려 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달 30일 휴대전화에 알 수 없는 인증 문자들이 뜬 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문제없을 것이라는 경찰의 말을 믿었다가 피해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온 인증 문자들은 피싱범의 자금 인출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경찰은 금전적 피해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경찰은 신분증, 운전면허증, 공인인증서 실물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면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조사를 담당한 부산의 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분이 자기 명의의 다른 휴대전화가 개통된 것 같다고 말하고 계좌 관련해서 전혀 언급이 없어 (피싱 범죄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피해 금액이 커 기초 조사를 마친 후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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