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대학로 젊음의 거리에서 ‘깐부’ 유세를 했다. 둘은 달고나 게임을 직접 하며 청년층의 최근 유행을 공유했으나, ‘오미크론’ 변이로 방역 우려가 커지면서 스킨십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 중 한 달고나 가게에서 달고나 뽑기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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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와 이 대표는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함께 등장했다. 간담회 ‘꿈꾸는 것도 사치인가요?’에 참석해 코로나 이후 더 어려워진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만난 직후였다. 이 자리에서 맞춤형 정부 지원을 약속한 둘은 거리로 나와 청년들을 직접 만났다. 몰린 인파 속에서도 학교명이 새겨진 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학로는 소극장들이 모여 있어 꿈을 위해 분투하는 문화예술계 청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윤 후보가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 30대 당대표와 이곳을 찾은 건 그간 지지율 약세를 보여온 2030세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둘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사용된 달고나 소품을 직접 남품한 대학로의 장인의 노점상을 찾았다. 윤 후보에게는 갓 만들어진 별 모양의 달고나가 주어졌고, 이 대표는 화살표 모양의 달고나를 직접 선택했다. 둘은 나란히 이쑤시개를 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곧 이준석 대표가 “난 사망이다”라고 말하면서 좌중에 웃음이 번졌다. 이후 바로 윤 후보의 달고나가 반으로 쪼개졌고, 깨진 달고나를 입에 넣은 그는 “사장님이 안 받으시면 선거법 위반이 된다”며 지갑에서 5000원을 꺼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만담도 여기까지였다. 이날 코로나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심각해졌고, 유세는 예정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현장의 수행원들은 ‘코로나 위험, 셀카와 악수 자제 부탁’과 ‘거리두기’라는 문구가 써진 피켓을 높이 들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후보에게 악수하려고 다가서다가 경호원으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4일 부산에서도 이 대표와 첫 거리 유세를 함께 했다. 전날 울산 담판을 통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둘은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후드티를 입고 부산진구 부전동 일대를 걸었다. 서면 젊음의 거리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청년층이 많이 모이는 부산 대표 번화가다. 당시 두 사람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지지자들과 시민 인파가 모여들며 약 300m를 걷는 데 50분께 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서둘러 골목을 벗어나 일대에서 가장 탁 트인 공간인 공간을 향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일부 시민들과 제한적으로 사진을 찍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권준서(19)씨는 “이 대표 페이스북을 보고 알게돼서 한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서 왔다”며 “난 원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지만, 차마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을 수는 없어 윤 후보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