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노선 비중 늘렸는데…LCC, 3분기 실적 급하강 우려

경제보복 여파에…日여행 심리 위축
LCC 6개사, 일본 노선 비중 30% 육박
2분기 적자 전망 이어 하반기 빨간불
  • 등록 2019-07-08 오후 4:58:51

    수정 2019-07-09 오전 8:05:5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30%나 되는 국적 저비용항공(LCC) 업계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어서다. 실적에서 고공비행을 하던 LCC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외여행 심리마저 위축된다면 성수기 3분기 실적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LCC의 전체 매출 중 일본 노선의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일본은 LCC의 전략 노선으로 매출 비중이 10%대 초반의 대형항공사(FSC)에 비하면 3배가량 높다.

대형 항공기를 보유해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를 띄울 수 있는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과 달리 LCC는 그동안 180여석 규모의 항공기인 B737, A320 등 단거리 기재를 운용하면서 1~2시간 내에 갈 수 있는 일본노선에 집중 투자를 했다. 전체 매출 비중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LCC 1위인 제주항공(089590)이 26%, 진에어(272450) 24%, 티웨이항공(091810) 30%, 에어부산(298690) 28%, 이스타항공은 30%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일본 노선에서 933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878억원) 대비 6%(5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베트남·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1267억원의 매출을 낸 것과 비교하면 단일 국가 중 최대다. 진에어는 지난 1분기 일본 노선에서 652억원가량을 벌었다. 전년 동기(466억원) 대비 40%(186억원) 급증했다.

국적 LCC는 인천을 비롯해 김포·부산·대구·청주·무안·제주 등 거의 모든 국내 공항에서 일본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LCC의 일본 노선은 보유 중인 전체 국제선 중 최소 31%에서 최대 65%까지 차지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68개 노선 중 22개, 진에어는 국제선 28개 노선 중 9개,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53개 노선 중 23개, 에어부산은 국제선 32개 노선 중 10개,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34개 노선 중 12개나 됐다. 특히 국적 항공사 중에서 일본 노선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항공사는 에어서울로 의존도가 경쟁사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총 17개 노선 중 일본 노선은 11개로 65%에 달한다.

최근 LCC는 잇따라 일본 노선을 확충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무안~후쿠오카(주4회)에 이어 지난 2일 제주~후쿠오카(주3회)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6월5일 대구~기타큐슈(주7회)에 신규 취항했다.

이처럼 LCC업계가 일본 노선에 대한 매출 비중이 크고 투자를 늘린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은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제주항공의 매출은 3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눈에 보이는 예매율과 취소율 변동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도 “경제 보복이 심화되면 반일감정에 잠재 고객이 일본 여행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는 등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적인 문제로 인한 양국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홍준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됐을 당시, 중국 방문 한국인 수가 전년대비 19% 감소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경제보복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해외여행 심리가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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