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수출입은행이 무사히 새해 첫 한국계 외화채권(KP·Korean Paper) 조달을 마쳤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우호적인 투자심리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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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물 FRN 발행금리는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의 47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를 가산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SOFR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거래(Repo) 1일물 금리다.
3·5·10년물 FXD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30bp, 48bp, 63bp를 더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발행사가 처음 제시한 가산금리(최초제시금리·IPG)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최초제시금리로 3년물 55bp, 5년물 75bp, 10년물 90bp를 제시했다.
특수은행인 수출입은행이 거의 매년 외화채 시장을 찾는 꾸준한 발행사라는 점도 투자 수요를 모으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본드웹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해에만 55억달러 규모 외화채를 조달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스털링본드(파운드화 표시 채권)와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등 조달 시장을 다변화했다.
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이다. 무디스는 ‘Aa2등급’,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AA등급’, 피치는 ‘AA-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 KP 발행은 상환 물량에 맞춰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공모 KP 총 발행액은 511억달러로 전년(496억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상환 물량의 경우 2024년 406억달러, 2025년 468억달러, 2026년 556억달러 등의 순으로 늘어난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행사들은 외화채 조달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발행시장에서 KP는 1월에 발행이 가장 집중된다. SK하이닉스와 포스코는 매년 1월 발행시장을 찾았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발행 일정을 확정 짓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주의 기조 하에 관세 정책을 예고해 정책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