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붕괴 국민의힘...6번째 비대위 출범 ‘눈앞’

韓, 출범 5개월 만에 당 대표직 사퇴
“최고위 붕괴로 정상적 임무수행 불가”
尹 탄핵 찬성 “고통스럽지만 후회 안해”
與중진 "비대위원장, 당내 인사 임명=해야“
"당의 안정·화합·쇄신 이끌 연륜 있어야“
  • 등록 2024-12-16 오후 5:24:19

    수정 2024-12-16 오후 6:51:17

[이데일리 박민 조용석 김응열 기자] 국민의힘이 16일 한동훈 대표의 공식 사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이틀 만이며, 한 대표가 올해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당 지도부가 공백상태일 때 차기 사령탑 선출 전까지 임시 수뇌부 역할을 하는 비대위는 국민의힘 출범 이래 6번째이자 윤 정부 들어 5번째인 만큼 반복되는 ‘리더십 붕괴’라는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앞으로 새롭게 당을 이끌 비대위 체제는 친한(친한동훈)·친윤(친윤석열) 계파 갈등과 혼란으로 사분오열한 당을 수습해야 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또한 향후 ‘조기 대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보수 결집과 재건을 이뤄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이에 비대위원장으로 외부 영입보다 당내 입지를 다지고 있는 핵심 중진 의원 사이에서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與 ‘한동훈 지도부’ 146일만의 퇴장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 대표로 당선돼 ‘한동훈 체재’를 연지 146일 만의 사퇴다. 이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진 상황에서 선출직 최고위원도 전원 물러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치 1년차 신인이자 여권 내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줄곧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변화와 쇄신’을 앞세웠다. 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의대 증원 문제 등과 관련해 친윤계 및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끊임없이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벌어졌다.

그러다 결국 이번 계엄 사태에서 당론을 거슬러 ‘대통령 탄핵 찬성’을 공개 주장하면서 윤 대통령 및 친윤 세력과 완전히 갈라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탄핵 찬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지지자분을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며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대표 사퇴 이후 서범수 사무총장도 “백의종군해 정통보수 정당의 일원으로서 민생을 챙기겠다”며 공식 사퇴했다. 또한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유의동 원장도 같은 날 사의를 표명했다. 유 원장은 한 대표가 지난 7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직접 임명한 인물이다. 이외에도 한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 상당수가 줄 사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與 중진 “비대위원장, 당내 인사 임명해야”

국민의힘은 한 대표 사퇴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비대위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이날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곧장 비대위원장 등의 논의를 시작했다. 이중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탄핵 정국에서 출범하는 비대위 인선이다. 대체적으로 비대위는 조속한 차기 지도부 선출에 집중하는 과도기 성격의 ‘관리형 비대위’와 당 체질 개선까지 도모하는 ‘혁신형 비대위’ 등으로 성격을 구분할 수 있다.

관리형 비대위는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했던 지난 7·23 전대까지 두 달여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황우여 비대위’가 대표적이다. 혁신형 비대위는 2020년 6월부터 약 10개월 동안 당명을 비롯해 당헌 및 정강·정책까지 개정한 ‘김종인 비대위’가 가까운 사례로 꼽힌다.

다만 이번 비대위는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전과는 다르다. 현 시국에서는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기보다는 대선 경선 및 본선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대선 후보는 당무 전반에 대해 모든 우선 권한을 갖도록 당헌에 규정돼 있다”며 “이에 비대위원장 후보군도 외부 명망가보다는 당내 중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 원외의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부터 원내 주호영·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유승민·이준석 의원 등 비윤계 보수 대권 주자를 아우르고 표를 결집할 ‘조기 대선형’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권영세·나경원 의원은 내에서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당을 재정비할 5선 중진 후보군으로 묶인다.

이날 4선 이상 중진회의를 개최한 박대출 의원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대해) 당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쇄신을 위해서 (당을) 잘 이끌 수 있는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적격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내 인사’가 원내 인사인지 또는 원외 인사인지를 묻는 말에 박 의원은 “당내 인사라는 표현으로 말하겠다”고 일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백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원내대표실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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