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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통계 작업을 바탕으로 생명보험사 참조요율(업계 전체 평균 요율)에 뇌·심혈관계 통계가 포함될 경우 이른바 암·뇌혈관질환·심혈관 등 3대 질병 관련 보험료가 낮아질 전망이다. 안정적인 통계가 보험료 산출에 반영되면 보험료 인하 효과가 있어서다. 현재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생명보험사 참조요율엔 국내 3대 질병 중 암 관련 요율만 존재한다.
생보업계, 보험개발원에 “뇌·심혈관계 담보 통계 만들어달라”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10차 참조위험률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상품 구성이 다른 만큼 보험개발원은 업권별로 질병, 상해, 사망, 입원 등 데이터 수집해 성별, 연령 등으로 세분화한 통계표를 만든다. 예컨대 암보험이라는 동일한 보험상품임에도 수집하는 데이터가 달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참조요율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참조요율은 보험 가격산출에 적용되는 위험률이다.
올해 참조요율 개정 작업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는 생명보험업계가 보험개발원에 뇌와 심혈관계 담보 정보 집적화를 요청했다는 점이다. 생보사들의 이번 요청은 그간 질병보험 경험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뇌·심혈관 정보를 모아 기초적인 통계를 추출해달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질병보험은 보험소비자가 암·뇌·심혈관 등 병에 걸릴 경우 치료비, 입원비, 수술비 등 질병 관련 보험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암·뇌·심혈관 관련 참조위험률이 존재하는 손보사와 달리, 생보사 참조위험률엔 뇌·심혈관 담보가 없는 상황”이라며 “보험개발원이 올해 참조요율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관련 통계를 모아 안정적인 위험률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통상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산출할 때 자체 데이터를 분석해 자율 산출하는 ‘자사요율’이나 보험개발원이 집적한 ‘참조요율’ 등을 활용한다. 이밖에 통계내기 힘든 특정 담보의 위험률은 암센터 통계 등 ‘주요국가 통계’를 활용하거나 재보험사가 산정한 ‘구득요율’ 등을 받아쓴다. 보험사의 경험 실적이 반영된 자사요율이나 참조요율은 국가 통계가 반영된 위험료나 구독요율보다 더 정교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쌓아오던 데이터를 제외하고 생명보험 산업이 원하는 뇌·심혈관계 등 질병보험 관련 통계 산출 요청이 추가적으로 있었다”며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생보사들은 경험 실적이 반영된 위험료를 산출할 수도 있고, 또 유의미한 통계가 나온다면 감독당국과 업계와 고민해 생보사 참조위험률 신규 대상에 해당 데이터를 선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참조위험률 개정 작업과 함께 이번 뇌·심혈관 담보 관련 기초 통계 추출 작업이 끝나면 질병보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질병보험의 경험 통계화 가능 범위가 넓어지면, 그동안 통계가 부족해 담보를 신설하지 못했던 중소형 생보사들도 해당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는 데다 손보사들에 비해 높게 형성된 생보사들의 보험료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에 참고할 수 있는 참조위험률 등 관련 통계가 없던 탓에 생손보 상품간 보험료 차이가 발생해왔다”며 “이번에 생보사의 뇌·심혈관 담보 관련 참조위험률이 나오면 보험료 인하, 중소형사 진출로 인한 질병보험 시장 내 경쟁력 확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보험개발원의 참조위험률 개정 작업이 끝나면, 내년 4월 보험사 상품 개정 시기에 새로운 참조위험률이 적용될 전망이다. 생보사의 뇌·심혈관 통계 데이터도 같은 시기에 보험 상품 요율에 녹아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