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문학번역원 “신인상 공모에 ‘기계와의 공동번역 불가’ 추가”

7일 홈페이지 통해 조항 개정 방침 밝혀
신진번역가 발굴 취지 맞게 윤리성 강화
재심의 결과 마쓰스에 유키코 수상 유지
5월 학술회의 따라 수용 가능성도 열어놔
  • 등록 2023-03-07 오후 6:00:40

    수정 2023-03-07 오후 6:06:2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문학번역원이 2023년 번역신인상 공모 사업 요강에 기계와의 공동 번역을 불가하다는 방침을 추가하겠다고 7일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 또는 기계와의) 공동 번역은 불가하고 타의 작품 표절이 확인되는 경우 수상을 취소’할 수 있도록 번역신인상의 사업요강을 개정하겠다”며 지난달 21일 치러진 번역신인상 제도개선 자문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가능성 있는 신진 번역가 발굴 취지에 맞게 윤리성을 강화하겠다는 조처다. 이에 따라 이번 번역신인상 응모자는 인공지능(AI)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작품을 제출할 수 없게 됐다. 번역원은 ‘기계와의 공동 번역’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대해 “가능성 있는 신진 번역가를 발굴하고, 이들이 번역을 지속할 계기를 제공하자는 상의 취지에 맞게 윤리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문학번역원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이번 조치는 앞서 지난달 8일 일본인인 마쓰스에 유키코씨가 AI 번역기인 파파고를 일부 활용한 번역 작품으로 ‘2022 한국문학번역상’ 웹툰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이뤄졌다. 번역원 측은 이에 응시 자격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수상작은 관련한 확인 절차를 밟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번역원은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자문단 회의를 통해 신인번역상 응시 자격을 수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21일 회의 진행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가능성 있는 신진번역가를 발굴하고 이들이 번역을 지속할 계기를 제공하자는 번역신인상의 취지에 맞게, 상의 윤리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이에 기게와의 공동 번역은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됐던 마쓰스에씨의 수상은 그대로 유지된다. 번역원은 외부 자문위원 3명으로 구성된 재심의위원회가 수상의 적절성을 검토한 결과 “해당 웹툰을 번역기(네이버 파파고)에 입력한 결과와 수상자의 번역물을 비교 대조한 결과 전혀 다른 번역물인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번역원에 따르면 수상자는 한국의 전통 무속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철저하고 풍부한 자료조사와 과도한 의역을 삼가기 위한 반복 수정 등 웹툰 특성을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작업이 병행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문위원단은 AI·기계 번역과의 공존은 기술과 인간의 공진화 관점에서 볼 때 다양한 시각을 낳고 있으며 따라서 AI·기계 번역에 대한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이에 번역원은 AI 번역 문제를 본격 논의하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공론화 과정 또는 결과에 따라 향후 번역상 전반에 관한 사업요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AI 번역에 대한 수용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편 한국문학번역원의 AI 번역 공론화 학술회의는 오는 5월26일 개최할 예정이다. ‘번역 현황과 번역의 미래’라는 주제로, AI 번역 현황 분석과 수용 범위 등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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