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할부는 차를 사기 위해 캐피탈(할부금융)사를 찾은 고객이 카드로 차 값을 일시불 결제하면 카드사가 자동차 회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1.9%)를 받아 이중 일부를 캐피탈사(1.37%)에 지급하는 상품이다. 캐피탈사는 이를 영업비용으로 쓰고, 카드 결제 고객에게도 0.2%의 캐시백이 지급된다.
자동차 회사를 제외하고는 카드사나 캐피탈사 자동차 구매 고객 모두가 ‘윈윈’하는 금융상품으로 보인다. 카드사도 고객에게 돌아가는 캐시백 혜택을 앞세워 복합할부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복합할부가 계속해서 늘어나면 결국 대다수 고객들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복합할부로 인해 금융비용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 자동차회사들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줄일 수 밖에 없다. 복합할부를 이용한 매출은 2010년 8654억원에서 지난해 4조 5906억원으로 3년새 5배 이상 급증했고, 자동차 회사가 부담한 가맹점 수수료도 2010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872억원으로 431.7%나 증가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동차 구매 고객 중 10%에 해당하는 복합할부 이용에 따른 수수료 지급 때문에 현금이나 일반할부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고객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금리 할부가 줄어들게 되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저소득·저신용 고객들은 타격이 더 크다. 장기적으로 수수료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 차량 가격에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자동차회사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편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협상 기한을 오는 17일까지로 연장했다. 현대차는 현행 1.85%인 가맹점 수수료율을 0.7%로 낮춰달라고 한 당초 요구안에서 한 발 물러나 1~1.1% 수준으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KB국민카드는 기존 입장인 1.75%를 고수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적정 수수료율(1.75%) 이하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