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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경전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실 참모진의 태도를 지적하면서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실장이 인사 말씀을 했는데 거짓말이 있다”면서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 안보, 선의에 기댄 가짜 안보·평화라고 했다. 39년 군복을 입고 있으면서 노심초사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대비했는데, 왜 돋보이기 위해 과거 정부와 군을 폄하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거짓말을 했다고 하니 안보실장으로서 가만히 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저는 가짜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임 정부에서 전임 대통령이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국제 사회에 보장하면서 대북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했다”며 “가짜 평화라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병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싸우자는 거냐”라고 언성을 높였고, 조 실장은 “김병주 의원이 제 말을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게 싸우자는 게 아니고 뭡니까”라며 맞받았다. 조 실장은 앞서 업무보고에서 “대한민국 안보에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면서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주 의원은 또 “2023년 운영위 업무보고를 오늘 처음 받는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 참으로 유감”이라며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달에 한번은 해야 한다. 국민 궁금증, 대통령실 견제하는 것이 국회 임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참모진들이 여기 와 있으면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운영위를 대통령실에 가서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며 “특히 국정감사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가서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졸속 이전한지 1년 됐는데 체계가 잡혔는지 올해는 꼭 봐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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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삼중수소가 세슘보다 위험’에 “가짜뉴스”
그러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아니다. 2020년에 부처 합동으로 국무조정실에서 회의를 했다”면서 “오염수가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결론이 났다”고 답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삼중수소(트리듐)가 방사성 원소인 세슘보다 2배 위험하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지적하자,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그런 표현은 정말 과학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가짜뉴스”라고 동의했다. 이어 “저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유발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와 미국의 도·감청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병주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은 안 하는데 미국이나 폴란드를 통해 (탄약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느냐’고 묻자, 조태용 안보실장은 “폴란드를 통해 우회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조 실장은 ‘미국에서 대통령실을 도청했다고 하는데 인정하나’라는 김병주 의원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니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며 “도청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파악해 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대기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발의된 180여건의 법안 중 가장 시급한 입법과제로 노동 관련 법안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