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대표 경선, 거세진 '어대현' 견제…千 끌어안는 安

여론조사 1위 격차 벌린 김기현에
'울산 땅 투기 의혹' 제기한 황…안·천 가세
지지율 떨어진 안철수, 천하람에 "한 팀" 손 내밀어
  • 등록 2023-02-21 오후 5:00:41

    수정 2023-02-21 오후 10:39:5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김기현 후보가 집중포화 대상으로 떠올랐다. 황교안 후보가 제기한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안철수·천하람 후보까지 거들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도입되는 결선투표라는 변수를 고려해 김 후보 지지율을 자신에게 끌어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황교안 후보는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 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의 권력형 토건 비리가 심각하다”며 지난 15일 첫 TV 토론회에서 제기한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 주장을 이어갔다.

김 후보의 의혹 비판에 다른 두 후보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일 2차 TV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국민에게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라며 “중도층과 2030세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부동산 문제에 깨끗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후보도 김 후보에게 “(부지를) 95% 할인해 매각할 의향도 있다고 했는데 얼마에 팔 것인가”라고 물으며 “‘울산 이재명’으로 프레임 되면 총선에서도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직격했다.

황교안(왼쪽부터)·안철수·천하람·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 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후보를 향한 견제 전선이 형성된 데 대해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안철수 후보를 저격했다는 보도 이후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 흐름이 나타나자 김기현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끝나겠다는 전략을, 나머지 세 후보는 결선투표로 끌고 가려 2위 전략을 각각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평판연구소(KOPRA)가 퍼블릭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18∼19일 국민의힘 당원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대표 지지율 조사에서 김 후보가 지지율 4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다른 후보는 △안철수 20% △천하람 18% △황교안 13% 등의 지지를 얻으며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를 다퉜다(국민의힘 당원 응답자 패널 863명 중 422명이 ARS 방식으로 응답했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8%포인트다.)

김기현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며 2위로 내려앉은 안철수 후보는 천하람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내 험지로 꼽히는 전남 순천에 국회의원 출마한 데 대해 벤처·도전 정신이라며 높이 평가했고 토론회가 끝난 후에도 천 후보에게 “이제 한 팀이 됐다”고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와 달리 천 후보는 이날 연설회 후 취재진을 만나 “안철수 후보는 우왕좌왕하다가 설 자리를 잊어버린 것 아닌가, 결선투표에 제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같은날 아침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제 지지자 중에서도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 얘길 불쾌해하는 분이 많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천 후보를 후원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 이미 안 후보를 천 후보의 경쟁상대로 보지 않는다”며 “TV 토론에서도 천 후보가 안 후보에겐 각을 별로 안 세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다른 후보를 공격하기보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치를 지속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선 “가짜뉴스”라며 “가짜뉴스가 아니라면 제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로 △김기현 후보가 과반 득표에 성공할지 △천하람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실버 크로스’를 만들지 △결선투표에서 천하람 후보가 김기현 후보를 꺾을 수 있을지 등 세 가지를 꼽으며 “황교안 후보는 추후 김 후보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협상력을 키우려 더 때릴 것이고, 안철수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천하람 후보의 지지층 끌어안으려 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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