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창고 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던 베개 공장 사장님이 계셨어요. 제대로 된 베개를 만들려고 10년간 연구했던 게 한순간에 물거품 됐지요. 이 사장님은 와디즈 문을 두드렸어요. 온라인에 베개 제품을 소개하면서 발명특허를 받기까지 고군분투했던 인생사도 함께 올렸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투자금 수억원이 금세 모였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 와디즈의 박종현(33)·유재하(30) 이사는 지난 10일 성남시 분당구 와디즈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MZ세대들은 ‘좋은 기업을 후원하겠다’는 가치를 가지고 소비하고 있다”며 “크라우드펀딩은 MZ세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혁신 기업의 스토리를 소개하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소개했다.
|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라이프디자인 펀딩플랫폼) 와디즈 박종현 이사(PD1팀 비즈니스디렉터·사진 왼쪽)와 유재하 이사(PD2팀 비즈니스디렉터)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와디즈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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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은 다수의 소비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제품 등을 온라인으로 중개하는 서비스다. 목표치로 설정한 자금이 모이면 제품이 생산된다. 펀딩에 참여한 소비자는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을 보다 빨리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고, 기업은 재고·판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와디즈는 201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3만7500건의 프로젝트를 중개하고 6150억원의 펀딩을 성공시켰다.
박종현·유재하 이사는 와디즈의 굵직한 펀딩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주인공들이다. 박 이사는 지난해 걸그룹 아이즈원의 재결합을 위해 추진된 3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절판된 태권브이 만화책을 재출간하는 프로젝트도 박 이사의 손을 거쳤다. 유 이사는 이탈리아 명품 스니커즈를 국내에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여 21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았다.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MZ세대들의 저력을 느꼈다고 한다. 박 이사는 “아이즈원 팬들은 온라인에서 모금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와디즈는 모금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 채널을 제공했다”며 “팬들의 열정으로 크라우드펀딩이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이사도 “수십억원 씩 펀딩 자금이 모인 것은 참여한 젊은 소비자들이 얼리어답터로 마케터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해도 MZ세대들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MZ세대들이 주목하는 크라우드펀딩 올해 키워드를 집 관련 홈리빙, 두 가지 이상의 일들을 겸하는 N잡으로 봤다. 유 이사는 “코로나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편안한 패션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이사는 “나만의 온라인 강의를 크라우드펀딩에 올려 수익을 창출하는 등 직장인들의 N잡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유 이사는 “와디즈가 다양하고 투명한 펀딩이 이뤄지는 운동장이 돼 소비자들이 이 같은 소비를 원활하게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이사도 “‘옳은 일을 하고 파트너와 고객에게 긍정적인 기억을 남기자’는 게 와디즈 창립 정신”이라며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스토리를 발굴해 알리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와디즈는 베개 공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이 화재로 피해를 입은 사연을 소개하면서, 베개 판매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은 발명특허까지 받을 정도로 제대로된 베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베개 공장 사장의 사연을 보고 투자에 참여했다. 모인 펀딩 금액은 당초 목표금액(300만원)을 6350% 넘은 약 2억원에 달했다. (사진=와디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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