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AI) 시대라지만 감정이 없으면 우리도 로봇이 된다. 21세기가 어떻게 더 진화할지 모르지만 음악·발레 등 예술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사는 삶이 중요하다.”
강수진(49)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이 시대 예술의 역할을 폭넓게 봤다. 강 예술감독은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연 ‘2016 국립발레단 간담회’에서 “컴퓨터화 시대에 이세돌 9단이 한 인터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인간의 살아있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세계가 떠들썩했던 직후인 만큼 ‘인공지능 시대에 무용의 역할’에 관한 질문과 대답은 자연스러웠다.
강 예술감독은 2014년 2월에 3년 임기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 2년간 국립발레단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그간 정통 클래식발레에만 머물러 있던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를 네오클래식, 모던발레, 드라마발레 등으로 넓혔고, 지난해에는 무용수가 직접 안무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올해 국립발레단은 ‘라 바야데르’(3월 30일~4월 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시작으로 ‘세레나데&봄의제전’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돈키호테’ ‘말괄량이 길들이기’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을 차례로 선보인다. 이 중 ‘세레나데’와 12년 만에 마르시아 하이데 안무로 초연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신작이다.
“2년 전 취임 간담회 때 말했던 목표를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 ‘세레나데’는 국립발레단 여자 단원들의 기량과 현대적인 감각 향상을 위해 선택했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클래식발레의 테크닉과 다양한 캐릭터를 한 작품에서 모두 볼 수 있어 선택했다. 어려운 작품들이지만 무용수들이 잘 소화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강 예술감독은 ‘발레의 대명사’가 됐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리나. 지난해 ‘오네긴’으로 국내에서의 은퇴무대를 가졌고, 같은 작품으로 오는 7월 22일 독일에서 30년 발레리나 인생을 마감한다. “후배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려고 한다. 강수진 이상의 ‘발레의 대명사’로 한국발레를 이끌어가는 무용수가 곧 탄생할 거라고 믿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