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일 “대기업 공채가 만든 왜곡..NCS로 풀어야”

2015 NCS 컨퍼런스 통해 정책 추진 배경과 미래 제시
  • 등록 2015-10-07 오후 4:52:11

    수정 2015-10-07 오후 4:52:1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기업들이 대규모 공개채용을 시행한 이유는 혈연·지연·학연을 배제하고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스펙 중심 채용으로 변질되는 등 또다른 채용 왜곡을 만들었다.”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는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5 NCS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서 현재의 대기업 공채 제도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활용한 새로운 채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승일 교수가 2015 NCS 컨퍼런스’에서 NCS기반 채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대욱 기자)
기업의 공개채용 제도는 1957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60년 가까이 지속하며 기업의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보편적인 채용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성적순으로 선발한 후 능력이나 희망업무과 관계없이 직무에 배치하다보니 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야기해왔다.

나승일 교수는 “‘선(先) 채용 후(後)배치’를 하다 보니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업무 특성과 상관없이 성적순, 고(高) 스펙 순으로 채용이 이뤄지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이를 쌓기 위한 과도한 비용에 허덕여야 했고 기업은 신입 선발 후 추가 비용을 투입해 새로운 교육을 해야하는 부담을 져왔다. 이 과정에서 적성에 맞지 않거나 만족도가 낮은 신입사원들이 이직해 기업의 비용손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나 교수는 “대규모 공채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며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를 확인하고 적임자를 뽑을 수 있도록 하는 NCS 기반 채용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을 정부가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현재까지 797개 표준이 개발돼 있다. NCS기반 채용은 정부가 정해놓은 표준을 잣대로 지원자의 직무수행 능력을 평가해 채용 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스펙’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 채용 방식이다.

그는 “학력·학벌 사회에서 능력중심사회로 바꾸기 위한 핵심 기제가 NCS”라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구하는 건 민간이든 공공이든 정말 필요한 사람을 제대로 뽑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교수는 “꿈과 끼를 찾는 능력중심사회로 나간다면 경제재도약,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데일리 주최, 한국HR진단평가센터, 시앤피컨설팅그룹 주관으로 열렸다. 김형철 이데일리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쏠린 채용시장을 넘어서 중소기업과 공공부문으로 다원화된 채용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은 축사에서 “NCS를 통한 능력중심 사회 구현은 노사정이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핵심”이라며 “오늘 컨퍼런스가 능력중심사회로 가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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