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경기도 한 119안전센터에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혐오시설 반대 시위를 벌이겠다는 민원이 제기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한 난치병 환자가 소방관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혐오시설이라는 악성민원을 받은 경기 수원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컵라면 25상자와 함께 ‘다수 시민이 응원한다, 119센터는 필수시설이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로 응원을 전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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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지하 1층 입구에서 컵라면 박스 20여 개가 발견됐다.
기부 물품에는 자신을 ‘수원 광교주민’이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편지도 부착돼 있었다. 또 그동안 경기소방이 활동한 신문기사 여러 장이 붙어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저는 희귀 난치성 환자로 119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고, 수년 전 광교산과 강원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소방관들의 사투를 목격했다”며 “어제 민원 제기 관련 뉴스를 봤는데 마음이 아팠고, 소방관들께 죄송한 마음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부 격한 행동에 상처받지 마시고 다수의 시민이 소방관을 응원하며, 도움을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119 안전센터는 혐오 시설이 아니고 우리에게 필요한 필수 시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 시민이 소방관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혹시라도 긴급한 출동에 식사를 거르시지 않도록 간단히 드실 수 있는 컵라면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며 혐오시설이라는 악성민원을 받은 경기 수원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컵라면 25상자와 함께 ‘다수 시민이 응원한다, 119센터는 필수시설이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로 응원을 전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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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0일 경기 수원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지난달 17일 인근 아파트 일부 주민이 센터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사이렌 소리에 대해 항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해당 센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혐오시설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8일 민원인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협의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차 사이렌은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인 만큼 주민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며 “익명의 기부자께서 주신 격려에 감사하고 염려해 주시는 만큼 도민의 안전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