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재유행에 여름축제가 줄줄이 계획돼 있는 서울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BA.5 등 변이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대규모 관중이 모이는 축제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정부가 거리두기를 하지 않겠다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축제를 취소·축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이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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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만6670명(누적 381만8284명)이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8946명)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로 ‘더블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서울시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는 14일 8946명→15일 9454명→16일→8563명→17일 4892명→18일 1만8032명→19일 1만7199명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서울시 일일 확진자 수가 7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된다”며 “일상회복 기조는 유지하되 병상 확보 및 재택치료, 접종 등 방역·의료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재유행 상황이 현실화 되고 있지만, 서울시에는 7~8월 여름 축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오는 29일부터 8월15일까지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한강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강썸머뮤직피크닉’, ‘한강무비나잇’, ‘2022서울거리공연’ 등 문화·예술 공연이 곳곳에서 열린다. 내달 6일에는 광화문 광장 재개장 기념 행사 ‘광화문광장 빛모락’이, 다음달 10~14일에는 ‘서울페스타 2022’가 열린다. 특히 첫날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에는 관중 4만여명이,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서 13~14일 이틀동안 열리는 전기자동차 경주대회 ‘2022 서울 E-프리’에는 관중 3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를 앞두고 서울시도 답답한 모양새다. 지난 2년간 침체된 관광업 활성화 및 일상회복을 위해서는 축제 개최가 불가피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 방역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오랫동안 준비한 축제를 취소·축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방침이 바뀌면 거기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강화된 방역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 구조적으로 감염을 차단할만큼의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등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올해 초 같은 대유행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며 “확진자가 많아질 수록 중환자 수 증가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장욱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등 개인 방역을 강조하되 중증도 추이에 따라서는 국가적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