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게 조언구한 홍준표..“방송 아예 뺏겨” 푸념도

3일 서울 대치동 MB집무실 방문
洪 "어려울 때 야당하면 재밌어"
  • 등록 2018-01-03 오후 4:12:32

    수정 2018-01-03 오후 4:45:00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만나 야당 대표로서 조언을 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엄중한 때일 수록 야당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년 넘게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온 만큼 회동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이날 홍 대표 측에서는 강효상 비서실장, 정태옥 대변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동행했다. 홍 대표는 MB에게 난을 선물했다. 난에는 ‘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온다’는 뜻의 사자성어 ‘양춘방래’라고 적었다. MB측 관계자로는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홍 대표는 들어서자마자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 SBS도 뺏겼다”며 “방송을 아예 뺏겨버렸다”고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직격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것이 적폐”라고 답하자 홍 대표는 “적폐가 아니라 강도”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가장 어려울 때 야당을 하고 있다”며 “안보나 경제도 그렇고, 모든 사회 환경이 어려울 때 야당을 하고 있다. 이럴 때 야당이 건강해야 국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자 홍 대표는 “어려울 때 야당을 하면 더 재밌다”고 농담섞어 응수했다. 이 전 대통령이 “홍 대표가 성격이 좋다”고 답하자 참석자들 모두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어 홍 대표가 “새해부터 국민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며 “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은 금년부터 핑계댈 수 없다. 전부 자기들 책임이다.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오고 그래서 저희가 좀 신나는 야당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이 전 대통령은 “야당을 하려면 정부에 긍정적인 측면이 되도록 해야한다. 부정적 측면을 이야기하면 협력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 회동이 이어졌다. 정 대변인은 회동 직후 “이 전 대통령과 ‘야당이 어려운 시기다. 특히 외교·안보·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야당 대표를 맡아 어려운 시기를 겪고있다. 그런 측면에서 야당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아랍 에미레이트(UAE)특사 의혹에 관해서는 이 전 대통령은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UAE관련 이야기를 하려다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안했다”며 “그것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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