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결산]④바이오·헬스 뜨고, 電·車 지고

  • 등록 2015-12-29 오후 4:23:46

    수정 2015-12-29 오후 4:23:46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증시에서 ‘떠오른 스타’는 단연 헬스케어주였다. 전통의 IT·전자, 자동차가 주춤한 사이 의약품·헬스케어와 생활필수품 중심으로 증시의 주도주가 바뀐 한 해로 요약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연초(1월2일)보다 무려 76.14% 오른 7862.90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사 업종인 의료정밀지수도 27.90% 같은 기간 뛰었다.

헬스케어 열풍의 한가운데에는 한미약품(128940)이 있었다. 한미약품은 1월2일 10만1000원으로 출발했으나 29일 현재 73만6000원으로 연초 대비 628.71% 폭등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같은 기간 상승률도 771.71%. 올해 연초보다 주가가 400% 이상 급등한 코스피 기업 대부분 기업 회생 절차 과정에서 ‘동전주’로 전락했다가 단기 급상승한 종목이다. 반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오로지 해외 대규모 수주 실적만으로 ‘충격적인’ 최고가 행진을 거듭했다.

한미약품 ‘원맨쇼’에 덩달아 뛴 의약품株

한미약품의 원맨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다른 의약품주도 덩달아 춤을 췄다. 연초 대비 진원생명과학(011000)(577.22%), 삼성제약(001360)(317.11%) 한올바이오파마(009420)(253.66%) JW중외제약(001060)(171.22%) 등도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의약품 업계는 미국(셀트리온, 녹십자, 메지온, 동아에스티), 유럽(삼성바이오에피스) 등지에서 국내 의약품의 시장 침투가 확대된 것으로 요약된다”며 “오스템임플란트, 아이센스 등 의료기기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화되면서 코스피, 코스닥을 막론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음식료 등 생활소비재 업종의 성장도 눈부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품지수와 코스피200 생활소비재지수는 연초보다 각각 36.06%, 27.38% 증가했다. 1인 가구 확대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중국 화장품 수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오뚜기(007310) 롯데푸드(002270)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코스맥스(192820) 등 관련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손주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구구조, 소비트렌드 변화와 가치소비 증가로 국내 가정간편식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앞으로는 관련식품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두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전자·자동차 부진…내년도 의약품·생활소비재 강세

반면 전통적으로 코스피 시장을 이끌어 왔던 전자, 자동차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기준 코스피 전기전자지수는 9615.37로 연초보다 9.15% 하락했으며 자동차 업종이 포함된 운수장비지수는 5.83%로 각각 주춤했다. 전자, 자동차의 대표 업종인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의 연초 대비 주가는 각각 5.71%, 11.83%씩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같은 헬스케어 및 생활소비재의 강세, 전자 자동차의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침체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확실한 수출 루트가 있는 제약, 화장품이나 내수 소비재 중심의 투자전략이 적합하다고 봤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떠오르는 중국 시장의 경우 모두가 성장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지만, 작아도 스마트한 기업이 누릴 잠재 성장률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생활소비재가 프리미엄화되는 추세에서 해외 직접구매를 통해 수혜를 볼 수 있는 화장품 업종이나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관련 업종들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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