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쇼핑 광풍에...국내 기업도 대박

락앤락, 하루만에 월 평균 매출 웃돌아
휴롬 주스기, 2초에 1대씩 팔려나가
  • 등록 2015-11-12 오후 2:01:28

    수정 2015-11-12 오후 2:47:31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기간 동안 중국 진출 국내 중견기업들이 그야말로 ‘대박’을 맞았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광군제 행사 당일인 지난 11일 하루 매출만 전년 대비 60% 급증한 912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115390)은 광군제 행사 하루만에 총 53억원(약 3000만위안)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발생했다. 락앤락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을 통해 약 47억원(2600만위안)의 판매를 달성했다.

티몰 다음으로 규모가 큰 징동몰에서도 광군제 행사 기간 중 6억원(400만위안) 이상을 판매했다. 티몰에서는 전년 대비 40% 이상 매출이 늘었고, 징동몰의 매출도 3배 이상이 늘었다.

락앤락은 지난해에 이어 밀폐용기와 보온병을 광군제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다. 이번 행사에서 락앤락은 보온병에서 매출 절반을 거둬들였다. 밀폐용기는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한류스타 이종석을 앞세워 할인 판매 등 판촉행사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것이 큰 성과를 봤다”며 “이날 하루 만에 발생한 매출(53억원)이 지난 3분기 중국의 온라인 판매 월 평균 매출(40억원)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분기 중국법인의 매출은 474억원 상당으로 이 중 25%는 온라인 판매가 차지한다.

손효동 락앤락 중국법인 부사장은 “중국 내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1·2위 온라인 몰인 티몰과 징동몰에서 모두 매출 성장을 가져와 고무적”이라며 “향후 온라인에서 지속적인 보온병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제품 개발 및 마케팅 활동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락앤락의 2015년 광군제 판촉행사 포스터 사진=락앤락
주방제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주방가전 업체 휴롬은 티몰을 통해 전년 대비 9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휴롬은 이날 하루만에 주스기 5만개를 판매해 180억원(1억위안)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사실상 2초에 1대씩 제품이 팔려나간 셈이다. 지난해 휴롬은 같은 기간 동안 총 2만5000대의 제품을 팔아 20억원(130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휴롬 관계자는 “제품판매는 2배로 늘었지만 올해는 고가의 제품군들도 함께 늘어 매출이 껑충 뛰었다”며 “중국에서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주방가전보다 고가 제품임에도 휴롬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높게 보고 지갑을 연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쿠쿠전자 역시 기대가 크다. 광군제를 앞두고 지난 1일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해외직구사이트 ‘수닝몰’에 공식 페이지를 개설한 까닭이다. 광군제 기간 쿠쿠전자는 이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인기 제품들을 최대 200위안(약3만6000원)까지 할인하고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가졌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중국 법인에서 공식 집계가 되지 않아 정확한 매출확인은 어렵지만 대대적으로 행사를 벌인 만큼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리 소재 밀폐용기를 생산하는 삼광글라스(005090)도 이번 행사로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매출(24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중국 온라인 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이번 광군제 행사에서도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 세트, 도시락 가방 세트, 보온병 세트 등 1만세트를 마련해 판매를 진행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대리상이 위탁운용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현지 법인이 직접 운영하는 만큼 판매가 분산돼 다소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티몰 등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벤처·중소기업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중진공의 지원을 받아 타오바오 티몰에 진출한 벤처·중소기업, 1인 창조기업의 수는 1500여개에 달한다. 중진공에 따르면 티몰에 입점한 국내 벤처·중소기업의 광군제 기간동안의 판매금액은 평소보다 10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00만원 안팎을 기록하던 매출이 이날 행사 덕분에 1억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특히 벤처기업 우리가제약의 애완견 영양제 제품 판매량은 150배가 늘었다.

중진공 관계자는 “독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인 만큼 반려견을 키우는 독신 생활자들의 판매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내수 시장이 판로를 찾지 못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에 좋은 판로 개척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국 독신자의 날 행사 ‘광군제’에서 4만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휴롬의 주스기 사진 사진=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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