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225지수는 3일(현지시간) 전일대비 0.06% 밀린 1만8815.16에서 마감했다. 지난 사흘간 오르며 1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날 하루 숨 고르기를 한 것이다. 물론 일본 증시가 나홀로 강세는 아니다. 나스닥도 15년 사이 신고점을 새로 썼고, FTSE 월드지수는 올들어 3.8% 올랐다. 이 가운데서도 일본 증시는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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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본 증시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재료는 엔화 약세란 인식이 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엔저는 최근 일본 증시에서는 곁가지라고 평가했다.
엔저보다 일본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일본 매쿼리증권의 피터 클라크는 기업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초과수익을 냈다. 엔저가 부각하면서 일본 대기업 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본 것이다. 수익성이 좋아지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효과가 생긴다. 토픽스의 주가수익률(P/E)은 16.7배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17.8배)보다 낮다.
그는 “일본 하면 디플레와 고령 인구구조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다국적 기업들 매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중요한 재료는 일본 공적연금(GPIF)을 포함한 연금 투자자의 역할이다. GPIF는 지난 10월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을 기존 12%에서 25%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GPIF가 자산 비중을 조정하면서 수 천조엔의 자금이 증시로 쏟아졌고, 결국 주가를 끌어올린 것. 여기에다 일본 중앙은행(BOJ)와 소규모 연금도 증시 상승세에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비록 최근 경제지표가 실망스럽지만 주가가 뛰면서 일본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경기부양을 등에 업고 수출과 산업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임금인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물론 주식시장의 바탕에 깔린 불안감은 남아있다. 중국이나 미국 경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일본 우정국 같은 대형 기업공개(IPO) 예정돼 시중에 유동성을 빨아들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