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5개월여만에 1310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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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V자’ 흐름을 보였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8원 내린 1325.0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중 달러 매도세에 급격히 하락 폭을 확대했다. 오전 10시 15분께 1319.4원까지 내려갔다. 종가 대비로 19.4원 하락한 것이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3월 14일(1313.2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다. 다만 오후엔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며 환율은 1320원대로 되돌림을 보였다.
美9월 금리인하-韓모호한 인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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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빅컷’(50bp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선 연준 인사들이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사용하던 ‘점진적’, ‘체계적’과 같은 용어를 파월 의장이 사용하지 않다는 점에서 빅컷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벗(통화정책 전환) 선언으로 인해 달러인덱스는 100선까지 내려오며,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엔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로, 올해 중에 엔화 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 우려가 커져서다. 향후 금리 인하를 단행하겠지만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하며, 인하 기대를 낮췄다.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 폭도 줄어드는 것이 유력해졌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면 원화 강세 요인이다. 다음 금통위는 오는 10월과 11월로 예정돼있다. 이 점도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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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환율 전망에 대해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빅컷 기대감이 확실히 커지긴 했지만 시장의 기대감이 다소 과도한 것 같다”며 “고용지표가 악화되지 않고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가 커지지 않는다면 연내 1200원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빅컷까지 한다면 1300원 이하로 하락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현재로써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9월 초에 나오는 8월 미국 비농업고용 지표가 빅컷 인하를 끌어낼 만큼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현재로써 환율이 132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모멘텀이 부족하다. 따라서 달러화는 소폭 반등하며 환율도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에서 고용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공식 선언하면서 다음달 초 발표될 8월 고용 보고서 결과가 빅컷 가능성과 이에 따른 달러 추가 하락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