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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나스닥지수는 13% 급등한 반면, 다우지수는 8.3%, S&P500 지수는 3.1% 각각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실물경제와의 괴리에 대한 경계감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지만, 나스닥지수는 실물경제와 괴리가 유독 큰 모습이다. 이날도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74%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쓰는 등 다우지수(0.5%)와 S&P500지수(0.43%) 상승폭을 앞질렀다. 또 올 들어 21번째 기록 경신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 시점에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을 살펴보면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세를 보였음에도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경기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및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도 크다. 이처럼 미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동일한데도 각 지수간 괴리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소위 ‘IT대장주’로 불리는 일부 대형 IT기업들의 독보적 상승세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신문은 “올해 나스닥이 다우·S&P500 지수와 보이고 있는 상승 격차는 1983년 이후 가장 크다. 또 다우와 S&P500 지수 간 괴리도 2002년 이후 가장 크다”며 “소수의 IT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각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우지수에는 미국에서도 잘 나간다는 우량주 30종목이 담겨 있다. S&P500지수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기업규모·유동성·산업대표성 등을 고려해 선정한 500종목으로 짜여져 있다. 나스닥지수는 2700여개 기술주들로 구성돼 있다.
또 S&P500의 경우 구성기업의 시가총액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반면, 다우는 주가에 가중치를 두고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이같은 지수 산출 방식의 차이 때문에 다우지수는 시가총액 규모와 상관 없이 주가가 높은 기업의 영향력이 지배적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다우지수가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한 것은 보잉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보잉은 추락 사망사고 및 코로나19 악재 등으로 올해 42% 폭락했는데, 이는 애플, MS,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월마트, 나이키, 인텔 등의 상승 기여분을 대부분 상쇄시켰다는 진단이다.
다우지수에 포함된 30개 종목 대부분이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라는 점도 괴리감을 키우는데 일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봉쇄 등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미 정부가 채택한 수많은 정책 및 관행들이 디지털 트렌드를 가속화했고 기술주들의 상승세를 더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마존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자택대기 명령이 호재로 작용하며 올 들어 주가가 50% 폭등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각 지수를 각기 다른 시각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수잔 슈미트 미국 주식 담당 헤드는 “세 지수를 따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하나의 지수에 대한 (요소에만) 의존할 수 없다. 세 지수에 대한 것(요소)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마존과 알파벳, 페이스북이 다우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주가가 너무 높아서다. 애플이 지난 2015년에야 다우지수에 편입된 것도 당시 애플 주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를 대폭 낮춘 후에야 다우지수에 포함됐다.
DA데이비슨의 제임스 레이건 웰스매니지먼트 리서치 국장은 “다우지수에 페이스북, 알파벳, 아마존이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지수들보다 성과가 저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